[인천/경기]쟁점/인천-부천시 신경전 점입가경

  • 입력 2003년 10월 15일 22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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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과 부천이 이웃도시 맞아?’ 요즘 인천시와 경기 부천시의 껄끄러운 신경전이 점입가경이다. 올 초 인천시가 행정구역 경계를 조정한다며 부천시 일부 지역을 편입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해 논란을 벌였다. 최근엔 부천시가 상동 호수공원 인천방향에 울타리를 설치하면서 감정싸움으로까지 치닫고 있다.》

▽싸움의 시작=인천시는 2월 행정구역 조정 대상지역 45곳을 발표하면서 부평구 부개동에 인접한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서쪽의 부천시 원미구 송내동 일부를 편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속도로를 기준으로 이 지역이 부평구에 붙어있기 때문에 주민 편의를 위해 편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논리를 폈다.

이에 대해 부천시와 주민들은 “명소로 각광받는 송내동 인근의 TV드라마 ‘야인시대’ 야외촬영장과 호수공원 등을 공짜로 먹으려는 것”이라며 반발했다.

특히 인천시가 경계 조정을 검토하기 전에 한번도 부천시와 상의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발표했다며 불쾌감을 나타냈다.

부천시가 공문을 통해 인천시에 수차례 항의해 현재 이 계획은 흐지부지된 상태다.

6월에도 인천 부평구와 계양구, 부천시의 경계를 흐르는 굴포천 정비 공사를 위해 이 일대 경계 조정을 협의하면서 도로개설에 드는 사업비 분담 문제를 놓고 3개 자치단체가 옥신각신했다. 이 문제는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다.

▽커지는 주민들의 위화감=최근 부천시 상동 호수공원에서 열리고 있는 조명예술 축제인 ‘루미나리에’ 입장료가 도마 위에 올랐다.

부천시가 시 승격 3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이 행사를 열면서 부천시민에게는 5000원의 입장료를 받고 인천 등 다른 지역 주민에게는 8000원을 징수하고 있기 때문.

축제를 보기 위해 공원을 찾은 인천시민들은 인터넷에 “입장료를 차등 적용하는 것은 전형적인 지역 편가르기 행정”이라며 비난하고 있다.

이에 앞서 부천시가 7월 호수공원 외곽의 인천 경계 방향에 길이 600m(높이 1.1m)의 울타리를 설치한 것도 분란의 소지가 되고 있다. 인천시민들이 공원 외곽을 넘나드는 바람에 잔디가 훼손되고 있다는 민원이 쇄도해 울타리를 설치했다는 것. 이에 호수공원 인근 인천 부평구 부개동과 삼산동 주민이 반발했지만 부천시는 ‘공원 조경시설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며 지난달 나머지 1300m 구간에 추가로 울타리를 설치했다.

인천지역 시민단체인 ‘평화로 참여로 가는 인천연대’ 박길상 사무처장은 “두 자치단체가 다투는 바람에 결국 주민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황금천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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