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O형의 경우 급성출혈과 재생불량성 빈혈의 수술에 주로 쓰이는 적혈구 농축액의 재고량이 하루분에 불과해 일부 병원은 수술 차질을 빚고 있다.
대한적십자사는 9일 “7월 이후 말라리아 주의지역(강원 및 경기북부 등 휴전선 인근 지역)에서 헌혈이 금지되고 에이즈 수혈감염 사건 등으로 단체 헌혈이 크게 줄어 수혈용 혈액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적십자사에 따르면 전국 16개 혈액원의 적혈구 농축액 적정재고량은 7일분(3만3242유닛)이지만 8일 현재 보유량은 3일분(1만3374유닛)에 불과하다.
또 백혈병 치료에 주로 쓰이는 혈소판 농축액도 적정재고량(3일분)의 3분의 1 수준인 4375유닛만 남아있다는 것.
적십자사 박정규 홍보실장은 “지금까지 피가 부족할 경우 주로 보존기간이 짧은 혈소판 농축액이 모자랐지만 이번에는 적혈구 농축액이 부족해 수술 등 중상 치료에 애를 먹고 있다”며 “실제로 몇몇 병원들은 O형 피가 바닥나 수술에 차질을 빚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은 9일 현재 O형 적혈구 농축액이 바닥나 유사시 긴급 수혈이 불가능한 실정이다.
또 서울아산병원의 경우 적혈구 농축액의 하루평균 적정보유량이 450유닛이지만 이날 현재 보유 혈액은 120유닛에 불과해 혈액을 추가로 확보하지 못하면 장기이식수술 등을 중단해야 할 형편이다.
삼성서울병원이 갖고 있는 적혈구 농축액은 하루평균 적정보유량의 50% 수준이다.
박 실장은 “기온이 떨어지면 혈액 부족 현상이 더욱 심해진다”며 “피는 제조가 불가능해 헌혈 외에는 대책이 없는 만큼 헌혈에 적극 동참해 달라”고 호소했다.
김동원기자 daviskim@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