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강타 100여명 사망 실종…147만가구 정전사태

  • 입력 2003년 9월 13일 18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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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미’에 꺾인 컨테이너크레인40t급 컨테이너크레인도 태풍 ‘매미’의 위세에 눌려 제대로 서 있을 수 없었다. 13일 부산 자성대 부두에서 부두 관계자들이 무너진 크레인을 어이없는 표정으로 살펴보고 있다. 부산=뉴시스
‘매미’에 꺾인 컨테이너크레인
40t급 컨테이너크레인도 태풍 ‘매미’의 위세에 눌려 제대로 서 있을 수 없었다. 13일 부산 자성대 부두에서 부두 관계자들이 무너진 크레인을 어이없는 표정으로 살펴보고 있다. 부산=뉴시스
살인적인 강풍과 폭우 해일을 동반한 제14호 태풍 ‘매미’가 12일 오후부터 13일 새벽까지 한반도를 강타해 100명이 넘는 사망 및 실종자와 9000여가구 2만4000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하는 등 엄청난 인명과 재산피해를 냈다.

‘매미’는 제주 북제주군 고산기상대에서 최대 순간풍속이 초속 60m에 이르러 2000년 8월 태풍 ‘프라피룬’이 세운 초속 58.3m를 경신하며 1904년 기상관측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매미’는 13일 오전 2시30분경 경북 울진군을 거쳐 동해로 빠져나갔으나 이 태풍이 몰고 온 엄청난 비 때문에 13일 낙동강 유역 5곳에 홍수경보가 발령됐다.

▽인명 및 재산피해=폭우와 산사태 및 해일로 인해 주택 및 건물이 매몰되는 등 피해가 컸다. 13일 밤 12시 현재 확인된 인명피해는 전국적으로 사망 72명, 실종 34명에 이르렀으며 시간이 갈수록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별로는 △경남 35명, 17명(이하 사망, 실종) △대구 경북 12명, 8명 △광주 전남 9명, 1명 순으로 피해가 컸다. 전체 재산피해 규모는 1조원대를 크게 넘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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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오전 경남 마산시 해운동의 해운프라자 건물 지하가 물에 잠겨 10여명이 수몰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날 밤 시신 2구가 수습됐다.

이날 오전 4시경에는 경북 울릉군 서면 구암해안초소에서 경계근무를 하던 경북지방경찰청 울릉경비대 소속 정선일 수경(23), 이동기(21) 조성인 이경(20) 등 전경 3명이 파도에 휩쓸려 실종됐다.

또 주택 2100여채와 8500ha의 농경지가 침수됐으며, 도로와 교량 104개소가 무너지고 선박 88척이 침몰 또는 파손됐다.

부산항 신감만부두와 자성대부두에서는 컨테이너크레인 11기가 전복되거나 레일에서 이탈해 수백억원의 피해가 발생했다.

▽각종 사고와 교통두절=강풍으로 곳곳의 고압선이 끊어지면서 정전사고가 잇따라 147만여 가구의 전기가 끊겼다.

13일 밤 12시 현재 123만 가구에 대한 복구가 완료됐으나 경남의 거제 통영 마산 창원시와 고성군, 경북 울진군의 6만5000여 가구는 송전철탑 복구가 끝나는 16일에야 전기가 공급될 것이라고 한국전력은 밝혔다.

또 부산 고리와 경북 월성 등 원자력발전소 5기가 해일과 강풍 등으로 가동을 중단했다. 한전측은 “원전 5기는 15일 중 재가동될 것이며 외부 방사능 누출 피해는 없다”고 밝혔다.

철도의 경우 영동선 등 6개 노선 10곳에서 열차 탈선 및 선로 유실로 교통이 두절됐다가 13일 영동선 영주∼강릉 구간과 정선선 정선∼나전 구간을 제외하고는 복구가 완료됐다. 이종훈기자 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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