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미’는 제주 북제주군 고산기상대에서 최대 순간풍속이 초속 60m에 이르러 2000년 8월 태풍 ‘프라피룬’이 세운 초속 58.3m를 경신하며 1904년 기상관측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매미’는 13일 오전 2시30분경 경북 울진군을 거쳐 동해로 빠져나갔으나 이 태풍이 몰고 온 엄청난 비 때문에 13일 낙동강 유역 5곳에 홍수경보가 발령됐다.
▽인명 및 재산피해=폭우와 산사태 및 해일로 인해 주택 및 건물이 매몰되는 등 피해가 컸다. 13일 밤 12시 현재 확인된 인명피해는 전국적으로 사망 72명, 실종 34명에 이르렀으며 시간이 갈수록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별로는 △경남 35명, 17명(이하 사망, 실종) △대구 경북 12명, 8명 △광주 전남 9명, 1명 순으로 피해가 컸다. 전체 재산피해 규모는 1조원대를 크게 넘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13일 오전 경남 마산시 해운동의 해운프라자 건물 지하가 물에 잠겨 10여명이 수몰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날 밤 시신 2구가 수습됐다.
이날 오전 4시경에는 경북 울릉군 서면 구암해안초소에서 경계근무를 하던 경북지방경찰청 울릉경비대 소속 정선일 수경(23), 이동기(21) 조성인 이경(20) 등 전경 3명이 파도에 휩쓸려 실종됐다.
또 주택 2100여채와 8500ha의 농경지가 침수됐으며, 도로와 교량 104개소가 무너지고 선박 88척이 침몰 또는 파손됐다.
부산항 신감만부두와 자성대부두에서는 컨테이너크레인 11기가 전복되거나 레일에서 이탈해 수백억원의 피해가 발생했다.
▽각종 사고와 교통두절=강풍으로 곳곳의 고압선이 끊어지면서 정전사고가 잇따라 147만여 가구의 전기가 끊겼다.
13일 밤 12시 현재 123만 가구에 대한 복구가 완료됐으나 경남의 거제 통영 마산 창원시와 고성군, 경북 울진군의 6만5000여 가구는 송전철탑 복구가 끝나는 16일에야 전기가 공급될 것이라고 한국전력은 밝혔다.
또 부산 고리와 경북 월성 등 원자력발전소 5기가 해일과 강풍 등으로 가동을 중단했다. 한전측은 “원전 5기는 15일 중 재가동될 것이며 외부 방사능 누출 피해는 없다”고 밝혔다.
철도의 경우 영동선 등 6개 노선 10곳에서 열차 탈선 및 선로 유실로 교통이 두절됐다가 13일 영동선 영주∼강릉 구간과 정선선 정선∼나전 구간을 제외하고는 복구가 완료됐다. 이종훈기자 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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