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비로 '기록적인' 날씨였다.

  • 입력 2003년 9월 5일 15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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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6~8월 비 내린 일수(강수일수·降水日數)가 지난 30년간 가장 많았고 내린 비의 양(강수량)도 세 번째로 많은 등 올 여름 날씨는 여러 면에서 기록적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5일 기상청에 따르면 올 여름의 전국 강수일수는 37일(고흥)~58일(대관령)로 평균적으로 지난 30년 동안 가장 많은 47.2일을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중부지방이 평년에 비해 5~20일, 남부지방은 5~17일, 제주도는 10~13일 더 많았다.

또 올 여름 전국 평균 강수량은 평년의 144%인 999.5㎜로 지난 30년 동안 1987년, 98년에 이어 세 번째로 많았다.

전국 평균기온은 평년보다 1.1도 낮은 22.4도로 지난 30년 통계에서 93년, 80년에 이어 세 번째로 낮았다.

일조시간(햇빛이 구름이나 안개에 가리지 않고 지면에 비추어진 시간)은 전국 평균 430시간으로 평년보다 148.3시간 적었다. 지난 30년간 통계로는 네 번째로 적은 것.

이처럼 올 여름에 비가 많이 오고 기온이 낮았던 이유는 뭘까.

기상청 김태룡(金泰龍) 공보관은 "보통 여름에는 고온다습한 북태평양 고기압의 세력이 확장돼 한반도 전체를 덮지만 이번 여름에는 북태평양 고기압의 세력이 약해 확장되지 못하면서 한반도가 고기압의 가장자리에 들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고기압의 가장자리에 들면 대기가 불안정하고 기압골이 자주 통과해 비가 잦다.

북태평양 고기압이 확장되지 못한 이유는 올해 티베트 지역에 적설량이 많아 12㎞ 상공의 티베트 고기압 세력이 차갑게 위축되면서 북태평양 고기압에도 영향을 미쳤기 때문으로 기상청은 분석했다.

더구나 이례적으로 한랭한 오호츠크해 고기압까지 발달하면서 기온도 낮아진 것.

기상청은 "9월 상순에도 북태평양 고기압의 가장자리에 들어 흐리고 비 오는 날이 많겠으며 대기 불안정으로 인해 한 두 차례 국지적인 집중호우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채지영기자 yourca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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