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강단 떠나며 '시신기증' 유언장 김익수 교수

  • 입력 2003년 8월 31일 21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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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륭한 의사가 많이 배출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지난달 29일 반평생을 몸담은 학교를 정년퇴임한 영남대 미술학부 김익수(金益洙·65·경북 경산시 하양읍) 전 교수는 퇴임을 앞두고 유언장을 미리 작성했다.

유언장에는 “내가 죽은 뒤 시신은 영남대 의과대학 해부학교실에 의학연구용으로 기증하고 실습이 끝나면 화장을 해서 고향(포항) 앞바다에 뿌려달라”는 내용을 담았다. 의과대학에서 시신 구하기가 어려워 학생들이 실습하는 데 지장이 많다는 소식을 듣고 결심했다. 김씨는 이 유언장을 퇴임식 날 대학 측에 전했다.

부인 윤형자(尹亨子·61·대구가톨릭대 교수)씨는 “처음에는 가족이 반대했지만 남편의 뜻이 강해 따르기로 했다”고 말했다. 서울대 미대를 나온 김씨는 고교 교사를 거쳐 76년부터 영남대에 재직했다.

“별 것 아닙니다. 누구나 결국 한 줌 흙으로 돌아가는 게 자연의 이치 아닙니까. 시신이라도 바쳐 우리나라 의학교육에 작은 밑거름이 된다면 큰 보람이라고 생각합니다.”

대구=이권효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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