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길-배스 먹어서 없애자” 고유어종 마구먹는 외래종

  • 입력 2003년 8월 31일 18시 31분


1960년대 후반 북미대륙에서 수입된 외래 물고기 블루길과 큰입배스가 급속히 늘어나 생태계를 어지럽히자 환경부가 이들을 ‘먹어서 없애자’고 호소하고 나섰다.

환경부는 전국의 댐 호수 저수지에서 고유어종의 알과 새끼를 마구 잡아먹는 블루길과 큰입배스를 퇴치하기 위해 본래 수입목적인 식용으로 활용하자는 캠페인을 적극적으로 펼치기로 했다고 31일 밝혔다.

요리 전문가의 협조를 얻어 배스매운탕 배스양념구이 블루길튀김 등 다양한 요리법을 개발, 인터넷 홈페이지(www.me.go.kr)에 올려놓고 요리 시식회도 개최할 계획. 환경부에 따르면 몸길이 8∼20cm(블루길), 40∼70cm(큰입배스)인 이 물고기는 원산지인 미국에서 이미 식용으로 널리 쓰이고 있으며 특히 큰입배스는 노화방지 효과가 있는 타우린이 많이 함유돼 일본에서도 고급 어종으로 취급된다는 것.

그러나 국내에서는 소비자들이 기피하는 바람에 천덕꾸러기 신세로 전락, 98년 2월 ‘생태계 위해(危害) 외래종’으로 지정됐다. 번식력이 강해 최근 조사 결과 경남 창녕 우포늪의 경우 전체 어종의 40%에 이를 정도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환경부는 요리법 개발 외에 이들의 천적으로 알려진 쏘가리 가물치 등을 서식지에 방류해 ‘맞불작전’을 펴는 퇴치법도 함께 시행할 예정이다.

환경부는 이 밖에 역시 토종 남생이를 위협하고 있는 외래종 붉은귀거북도 식용으로 활용할 수 있는지를 연구해 달라고 전문기관에 의뢰해놓은 상태다.

정경준기자 news9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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