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방송3사 “위도 시위 폭력성만 부각, 쟁점엔 소홀”

  • 입력 2003년 8월 12일 17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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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부안군 위도의 방사성폐기물처리장 유치 논란과 관련해 지상파 TV 3사의 뉴스가 선정적 영상이나 피상적 보도에 그쳤으며 핵심 쟁점을 간과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사진은 지난달 22일 방영된 KBS ‘뉴스 9’ KBS TV 화면 촬영
전북 부안군 위도의 방사성폐기물처리장 유치 논란과 관련해 지상파 TV 3사의 뉴스가 선정적 영상이나 피상적 보도에 그쳤으며 핵심 쟁점을 간과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사진은 지난달 22일 방영된 KBS ‘뉴스 9’ KBS TV 화면 촬영
전북 부안군 위도의 방사성폐기물처리장 유치 논란을 다룬 지상파 방송 3사의 TV 뉴스가 주민 반대 시위의 폭력성만 부각시키는 단순 중계식 보도로 쟁점을 간과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방송영상산업진흥원은 부안군이 방사성폐기물처리장 위도 유치를 신청한 지난달 14일부터 3일까지 지상파 3사 메인뉴스의 보도를 분석했다.

조사에 따르면 MBC ‘뉴스데스크’는 19건의 관련 보도 중 89.5%인 17건이 정부와 주민들의 격렬한 대응을 그대로 옮겼다. KBS1 ‘뉴스9’은 19건 중 84.2%(16건)가, SBS ‘8뉴스’는 11건 중 72.7%(8건)가 피상적 사건 보도에 머문 것으로 집계됐다. 쟁점을 보도한 지상파 3사의 뉴스 8건 중에서도 6건이 현금 보상을 둘러싼 갈등에 치중돼 부지의 적합 및 안정성, 유치 절차상의 문제 등 핵심 쟁점이 누락된 것으로 나타났다.

KBS 1 ‘뉴스 9’는 지난달 22일 부안군 주민들의 반대 시위를 보도하면서 “주민 30여명이 공포탄에 맞아 머리가 찢어지고 코뼈가 부러지는 등 부상을 입었다”며 선정적 언어와 영상을 부각시켰다. SBS ‘8뉴스’는 ‘방사성폐기물처리장’이라는 용어를 두고 ‘핵 폐기장’이란 극단적 용어를 제목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또 MBC ‘뉴스데스크’는 유치 신청이 있었던 지난달 14일 ‘화려한 변신 기대’라는 제목으로 “17년간 표류하던 폐기물 건설문제가 해결 국면으로 접어들었다”고 보도하며 주민들의 반대 목소리는 전하지 않았다.

방송진흥원 뉴스워치팀 송종길 책임연구원은 “부지 선정 과정에서 드러난 정부의 입장 혼선을 지적하거나 정책 추진 과정의 일관성과 투명성을 점검하는 TV 보도가 없었다”며 “TV뉴스가 위도 주민들의 반대를 무조건 지역이기주의로 비판하면서 정부 정책에 대한 감시 기능을 상실했다”고 말했다.

이승재기자 sj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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