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장생포 해양공원 예정지 '공원 vs 공장' 논란

  • 입력 2003년 7월 18일 18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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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 조성이냐, 공장부지 임대냐.’

현대미포조선이 공장부지난을 해결하기 위해 인근의 울산 남구 장생포 해양공원 조성 예정지를 공장부지로 임대해 사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해양공원 부지는 총 4만5000여평으로 이 가운데 1만5000평에만 축구장이 조성돼 있을 뿐 3만평은 민간 사업자가 없어 나대지 상태로 방치돼 있다.

현대미포조선측은 최근 해양공원 부지를 관리하는 울산지방해양수산청을 방문해 “나대지로 방치되고 있는 3만평을 내년부터 2010년까지 7년간 선박건조용 철판 블록 조립공장으로 임대해 줄 것”을 공식 요청했다.

미포조선은 “현재 동구 화정동 공장부지는 17만평에 불과해 선박건조용 블록 제작과 자재 야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회사에서 1.5km 떨어진 해양공원 부지를 공장부지로 임대하면 자재를 태화강을 통해 바지선으로 운반할 수 있는 데다 1000명의 고용 창출효과도 있어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울산지방해양수산청은 “해양공원 부지는 1993∼1996년까지 울산항 항로 직선화 사업을 하면서 나온 준설토로 장생포 앞바다를 매립해 조성된 부지로 해양공원으로 조성키로 주민들과 약속한 부지”라며 “주민 동의가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주민들만 동의하면 공장부지로 임대해 줄 수 있다는 것.

미포조선측은 주민들을 상대로 △직원들이 사내 식당이 아닌 장생포 지역 식당을 이용하고 △주민들을 우선 채용하는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겠다며 설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일부 주민들은 “해양공원 조성은 마을 앞 공유수면을 준설토로 매립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극심한 악취를 참고 견뎌온 주민들에게 했던 약속”이라며 “공장부지 임대 이전에 해양공원 조성계획부터 확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생포 해양공원은 울산지방해양수산청이 2004년 12월 완공예정으로 2001년부터 민자 1673억원과 국비 61억원 등 총 1734억원을 들여 우리나라 고래잡이 전진기지였던 이곳에 고래박물관과 해양문화센터 등을 조성키로 했으나 민간 사업자가 없어 사업추진이 되지 않고 있다.

울산=정재락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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