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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3년 6월 19일 18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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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5개월간의 계좌추적을 통해 이들이 2000억원대의 쇼핑몰 신축사업에 개입해 수억원을 챙긴 사실을 밝혀냈다. 또 쇼핑몰업체가 26억원대의 비자금을 조성한 사실을 포착하고 검찰과 합동으로 사용처를 수사 중이다.
경기지방경찰청은 19일 조직폭력단 영등포 중앙파 고문 이모씨(42·폭력전과 8범) 등 16명을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범죄단체 구성 등) 혐의로 구속하고 박모씨(42·여·사채업자) 등 2명을 대부업법 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이에 앞서 경찰은 올 1월 이 폭력단 두목 이모씨(46·상해치사 등 8범·구속수감) 등 조직원 34명을 적발해 32명을 구속하고 2명을 불구속했다.
이 폭력단은 지난해 3월 말 서울 영등포로터리에 2000억원대의 쇼핑몰을 신축하려는 시행업자 J사의 의뢰를 받고 조직원 100여명을 동원해 기존 8개 건물에 입주해 있던 40여개 점포주와 세입자들을 무력으로 쫓아냈다.
경찰은 이들의 계좌를 추적해 J사가 두목 이씨의 부인인 최모씨(42)의 통장에 1억4000만원, 행동대장 고모씨(36·수배)의 통장에 500만원을 각각 입금한 사실을 밝혀냈다.
이들은 또 조직을 재결성한 1997년 이후 영등포역 인근의 사창가 일대를 장악하기 시작해 지난해 3월경 업주 조모씨(40)의 시가 2억1000만원 상당의 업소를 빼앗는 등 총 51개 업소 중 12개를 뺏거나 인수해 직접 운영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또 사창가 주변에서 ‘카드깡’ 업자를 자금책으로 고용하거나 이들에게서 돈을 빌리는 수법으로 모두 6억4000만원을 갈취해온 사실도 드러났다.
이들은 노사분규에도 적극 개입해 98년 6월 서울 송파구 D운수의 의뢰를 받고 이 회사 자재과장 등으로 위장취업한 뒤 노조가 파업을 준비하자 조직원 50여명이 집단으로 노조원들을 폭행한 뒤 사무실 출입문을 용접해 폐쇄하고 노조를 와해시켰다.
경찰은 “조폭 수사상 처음으로 계좌추적을 통해 검은 자금 흐름의 실체를 파악할 수 있었다”며 “수사결과 드러난 불법자금은 전액 몰수 조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1970년대부터 자생하던 영등포 중앙파는 94년 두목 김모씨가 광주지역 S파 조직원들에게 살해되자 현재 두목 이씨가 97년 4월 재건한 뒤 영등포는 물론 광명 시흥 고양시 등 경기지역으로 활동무대를 넓혀왔으며 현재 조직원이 120여명에 달하는 국내 최대 조직으로 급성장했다.
수원=남경현기자 bibul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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