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부산-경남상고 문패 바뀐다" 일반계 전환 러시

  • 입력 2003년 6월 13일 18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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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역 실업계 고교의 대학 진학률이 취업률을 추월한 가운데 실업계 고교들이 잇따라 일반계 전환을 추진해 실업교육이 흔들리고 있다.

13일 부산시교육청에 따르면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모교인 부산상고는 이날 일반계 고교로 전환신청서를 제출했다.

1898년 설립된 부산상고는 부산의 대표적인 상업계 고교로 노 대통령 뿐만 아니라 정치와 경제계에 수많은 인물을 배출한 인재의 요람.

그러나 90년대 후반부터 실업계 고교 출신들의 취업난에다 대학진학 선호로 지원학생이 감소해 100년 넘게 쌓아온 ‘명문 상업고’의 문패를 내릴 수 밖에 없는 처지가 됐다.

이 학교 정규창 교장은 “신입생이 감소하고 재학생들도 대부분 대학진학을 준비하고 있어 정상적인 학교운영이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동문회측도 “안타깝기는 하지만 일반계 고교로 전환하지 않으면 학교 존립이 위태로운 상황이어서 대다수의 동문들이 찬성했다”고 밝혔다.

또 1945년 설립돼 58년의 역사를 지닌 경남상고도 이날 일반계 고교로 전환을 신청했다.

이들 학교는 내년부터 각 학년당 10학급씩 전체 30학급 규모의 남녀공학 일반계 고교로 전환할 예정이다.

시 교육청은 실업교과 교원 수급문제와 실업교육정책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뒤 전환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올해 부산지역 46개 실업계 고교 졸업생 1만7983명 가운데 대학 진학자는 1만1366명(63.2%), 취업자는 6295명(35%)으로 진학률이 취업률을 크게 앞질렀다.

실업계 고교 졸업자의 진학률은 2000년 36.6%, 2001년 41.5%, 지난해 47.1%로 해마다 급증해 내년에는 70%에 이를 전망이다.

부산=석동빈기자 mobid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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