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사, 여중생 유가족에 '사과'…SOFA개정문제 언급안해

  • 입력 2003년 6월 10일 18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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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6월 13일 미군 장갑차에 치여 목숨을 잃은 신효순 심미선양의 1주기가 다가온 가운데 유가족과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사고 이후 처음으로 주한 미국 대사와 면담을 가졌다.

효순양의 아버지 신현수씨(49)와 홍근수 여중생범대위 상임공동대표, 고영대 집행위원 등은 10일 오후 2시 반 서울 종로구 세종로 주한 미국 대사관에서 토머스 허버드 주한 미국 대사, 미8군 사령관 찰스 캠벨 중장과 1시간 정도 면담을 갖고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에게 보내는 항의 서한을 전달했다. 미선양의 아버지 심수보씨(49)는 몸이 아파 면담에 참석하지 못했다.

신씨는 면담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 개정, 책임자 처벌, 공개사과 등을 요구했으나 허버드 대사는 ‘이 자리는 유가족에 대한 사과의 자리’라며 SOFA개정이나 공개사과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신씨는 “정부가 불평등한 SOFA 개정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홍 대표는 “여중생범대위가 요구해 온 공개사과 등에 대해 미국은 아무런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다”며 “오늘 이 자리는 유가족에게 대사가 직접 사과한 것에 의의가 있으며 진상규명 요청에 대해 캠벨 중장으로부터 ‘검토해 보겠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전했다.

한편 미 대사관 모린 콜맥 대변인은 면담 직후 미 대사관 앞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허버드 대사는 신씨에게 부시 대통령과 미국 고위관료의 사과를 다시 언급하고 대사도 직접 사과했다”며 “미국은 앞으로 이런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한국 정부에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군은 13일 두 여중생을 추모하는 ‘사과 기도회’를 가질 예정이다.

김선우기자 sublime@donga.com

전지원기자 podrag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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