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동서남북/공주박물관 문화재관리 미숙 여전

입력 2003-06-05 21:28수정 2009-10-10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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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탈당했다 회수했다는 그 국보 불상 좀 봅시다.”

요즘 국립 공주박물관에는 호기심에 가득 찬 관람객들이 줄을 잇고 있다. 그러나 박물관 측은 “유물이 이리저리 이동돼 ‘휴식기간’이 필요하다”며 문제의 불상을 전시하지 않고 있다.

박물관 측은 궁여지책으로 도록(圖錄)을 보여주며 설명하고 있지만, 성이 차지 않는 관람객들은 발길을 돌리며 불만을 털어놓고 있다.

최근 박물관 측이 보안시설을 강화한다며 부산을 떠는 모습도 시민들에게 곱지않게 비치고 있다. 전형적인 ‘사후약방문식 행정’으로 비치기 때문이다.

박물관은 강탈사건 이후 전시관 내외부에 폐쇄회로TV(CCTV) 4대와 열감지기 2개, 적외선 감지기 3개, 특수열쇠 20개를 설치했다. 당직실에서 전시실로 향하는 통로와 전시실 뒤편에는 셔터 문 2개를 추가로 마련했다. 박물관 이전을 이유로 수년 전부터 차일피일 미뤄왔던 보안장치를 국보 강탈 사건 이후 ‘보강’한 것. 그러나 불과 4개월 후면 전시유물을 모두 새 박물관으로 이전하는 마당에 이같은 ‘외양간 고치기’는 전시행정으로 비쳐질 수밖에 없다. 박물관 측은 “6000여만원 어치의 새 보안장치 가운데 절반은 새 박물관에 다시 옮겨놓을 것”이라며 추가비용이 적게 들었음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몇 대의 CC-TV와 열감지기를 설치한다 해서 또다른 도난사건을 100% 방지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은 여전히 남는다. 강탈범들이 20여분간 유리를 깨며 난리를 부렸을 때 이를 눈치챈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다.

박물관 측은 요즘 당직근무와 순찰활동을 강화하라고 매일같이 주문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번 국보강탈 사건에 대한 책임은 누구도 지려하지 않고 있다. 책임문제가 거론될 때마다 박물관측은 “중앙에서 알아서 할 일”이라며 딴소리를 하고 있다.

한 문화재 전문가는 이번 사건에 대해 “일본이나 프랑스 등이 강탈해간 문화재를 우리가 반환해달라고 요구할 때 ‘당신 나라에 있는 문화재나 잘 지키시요’라는 비아냥이 나올까 두렵다”고 했다. 문화재는 ‘중앙’이나 ‘기계’가 지켜주는 것이 아니라 공주박물관 사람들이 스스로 지켜내야 한다는 이야기였다.

공주 지명훈기자 mh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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