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TRA가 5일 국내에서 활동 중인 외국계 금융기관 최고경영자(CEO) 15명을 대상으로 ‘한국의 동북아 중심국가 부상 조건’에 대해 조사한 바에 따르면 한국의 노동유연성은 5점 만점에 2.23점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쟁 상대인 홍콩(4.69), 싱가포르(4.54), 중국 상하이(2.58)는 모두 한국보다 노사관계가 안정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구체적으로 싱가포르계 S은행 Y지점장은 “한국에서는 구조조정 대상 직원에게 2년치 월급 정도의 엄청난 보상비가 필요하다”면서 “현 정부의 친(親)노조성향도 걸림돌”이라고 지적했다. 영국계 H은행 Y본부장은 “한국에서는 고용 유연성이 낮아 신입행원을 뽑을 때 2년간 계약직으로 채용한 뒤 업무실적과 성향파악 후 정규직원으로 채용한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의 7개 항목 중에서 한국은 외환규제(3.07)에서만 3점을 넘어섰을 뿐 대출규제(2.15), 노동유연성(2.23), 영어소통(2.23), 조세제도(2.61), 정책투명성(2.61), 정부규제(2.76)에서는 모두 2점대에 머물렀다.
종합 평점에서 한국은 2.5점으로 상하이(2.3)보다는 약간 앞섰지만 홍콩(4.7), 싱가포르(4.7)에는 크게 뒤졌다.
이밖에도 “주한미군 주둔 없이는 대규모 투자가 어렵다”(미국계 P보험사 S회장), “현 정부의 미숙한 경제정책이 한국내 사업 추진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미국계 K은행 J지점장) 등 한국의 정치·경제 불안에 대한 지적도 많았다.
정미경기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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