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30억대 로비 리스트 확보

  • 동아일보
  • 입력 2003년 5월 19일 06시 39분


2002 한일 월드컵축구대회 휘장사업 관련 정관계 로비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지검 특수1부(서우정·徐宇正 부장검사)는 18일 이 사건의 핵심 로비스트인 G&B월드 대표 S씨(49·구속)에게서 30억원대의 금품 로비를 받은 김대중(金大中) 정부 핵심 실세가 포함된 정관계 고위 인사 10여명의 리스트를 확보해 수사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S씨를 16일 긴급 체포하는 과정에서 로비 대상자의 명단과 연락처, 전달된 금액 등이 적혀 있는 이 리스트를 확보했다.
명단에 포함된 인사는 전 정권 핵심 실세, 청와대 전 고위 관계자, 월드컵조직위원회 고위 간부, 모 광역자치단체 고위 인사, 철도청 고위 관계자 등 10명이 훨씬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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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S씨가 2000년 7월∼2001년 말 정권 핵심 실세에게 10억원 이상, 청와대 고위 관계자에게 1억원 이상, 정부 산하 공사 사장에게 5억원 이상, 철도청 고위 인사에게 수억원을 건넨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S씨는 전국 140여개에 달하는 월드컵홍보관 운영권을 획득하고 휘장사업권을 CPP코리아에서 코오롱TNS로 이전시키기 위해 로비를 벌였다는 것이다.
특히 검찰은 정권 핵심 실세가 2000년 7월 S씨를 월드컵조직위 고위 간부를 통해 당시 휘장사업권자였던 CPP코리아 대표 김모씨에게 소개하는 등 이 사업에 깊숙이 개입했다는 관련자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S씨를 상대로 리스트에 담긴 인사들이 받은 돈의 구체적인 액수와 명목 등에 대해 집중 추궁 중이다. S씨는 일부 인사에게 거액을 전달한 사실을 이미 검찰에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검찰은 2000년 4∼8월 CPP코리아측에서 “자민련 이인제(李仁濟) 의원에게 청탁해 사업권자가 바뀐 것을 국회에서 문제 삼지 않도록 해 달라”는 청탁과 함께 4차례에 걸쳐 현금 2억원을 받은 혐의로 이 의원의 전 특보 송종환씨(41)를 이날 구속했다.이상록기자 myzodan@donga.com
이태훈기자 jeff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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