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도 물류차질 우려 …의왕기지 부산파업 동참

  • 입력 2003년 5월 13일 18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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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운송하역노조 산하 화물연대 부산지부의 파업 5일째를 맞은 13일 부산항은 정부의 적극 개입으로 일부 컨테이너의 수송이 이뤄지기는 했으나 적체되어 있는 화물 물량을 소화하기에는 역부족이어서 마비 사태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또 화물연대 컨테이너 위수탁(委受託)지부 경인 내륙컨테이너기지(ICD) 지회가 화물연대 부산지부의 파업에 동조해 이날부터 휴업에 들어가 수도권으로 물류 마비 사태가 확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사태의 조기해결을 위해 부산경찰청은 이번 파업을 주도한 화물연대 부산지부 조합원 7명에 대해 업무방해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검거에 나섰으며 운송 방해자는 즉각 구속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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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현재 신선대 부두 등 주요 부두 주변도로에 주차돼 있는 600여대의 화물연대 소속 화물차량에 대한 차적 조회를 거쳐 차주 전원을 업무방해 혐의로 연행하기로 했다. 경찰은 이날 오후부터 이들 불법주차 화물차량에 대해 견인에 들어갔다.

정부의 적극 개입 방침에 따라 부산시와 부산해양수산청, 부산경찰청, 군 등 관계 기관은 이날 각 컨테이너 운송업체에서 보유 중인 비조합원 차량 2532대와 각 부두 내 야드 트랙터 260대, 군 트레일러 45대와 대형트럭 175대 등을 부산항 8개 컨테이너 부두에 투입해 화물운송에 총력을 기울였다. 국방부는 이날 운전병 40명도 함께 현장에 투입했다.

이에 따라 12일 25.3%에 머물렀던 컨테이너 반출입 물량이 13일에는 32.1%로 다소 회복되는 기미를 보였다.

그러나 부두에 컨테이너가 쌓이는 장치율은 12일 77%에서 13일 오후 4시 현재 81.8%로 높아지는 등 물량 누적이 계속되는 데다 수송작업에도 한계가 있어 부산항의 정상화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또 일부 외국 선사들이 기항지를 중국이나 일본항으로 변경해 부산항의 신인도가 추락하고 국내 수출업체의 피해가 눈덩이처럼 늘어나는 등 경제적 손실이 가중되고 있다.

한편 화물연대 컨테이너 위수탁지부 경인ICD지회는 “부산에 있는 위수탁지부 본부의 지시에 따라 이날부터 휴업에 들어갔으며 별도의 지시가 있을 때까지 휴업을 계속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경기 의왕시 부곡동 경인ICD 내 15개 화물운송업체의 화물트럭 500대 중 위수탁지부 경인ICD지회 소속 270여대의 차량이 업무를 중단했다.

이와 함께 화물연대 경인지부는 공식적인 휴업에 돌입하진 않았지만 일부 조합원들이 부산지역 파업에 동참해 트럭을 세워놓고 운송을 중단하기도 했다. 이날 경인ICD의 물동량은 평소의 50%인 2500여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가량으로 떨어졌다.

경인ICD 관계자는 “부산항 등이 마비되면서 업체들로부터의 수출물량 주문이 현저히 떨어진 데다 위수탁지부 휴업까지 겹쳐 물동량이 평소보다 크게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정부와 전국운송하역노조 및 화물연대는 이날 오후 경기 정부과천청사에서 실무협상을 재개했으나 정부의 파업해제 등 선(先)정상화 요구에 대해 이견을 좁히지 못해 협상이 결렬됐다.

부산=조용휘기자 silent@donga.com

의왕=남경현기자 bibulus@donga.com

황재성기자 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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