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워지는 'PK'…"범개혁 세력 결집" 親盧 지원단체 발족

  • 입력 2003년 5월 4일 18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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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이 부산-경남(PK) 지역의 민심잡기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영남권의 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세력이 2일 발족한 ‘부산정치개혁추진위원회’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 신주류가 추진하고 있는 개혁 신당의 전위부대로서 PK 지역의 ‘노풍(盧風·노무현 바람) 몰이’에 중추적 역할을 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들은 한나라당의 아성인 PK 지역에서 기존 정치권에 등을 돌린 범개혁 세력을 결집시킨다는 목표 아래 각종 시민단체와 20, 30대 청년층을 중심으로 외연을 넓혀가면서 ‘경상도 민심’ 공략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 같은 PK 민심잡기는 다음 달 17일 전당대회를 앞두고 있는 한나라당도 마찬가지.

한나라당의 당권주자들은 6일 경남 창녕군의 ‘부곡하와이’에서 열리는 영남권 시도 의원들의 ‘지방분권 확립을 위한 세미나’에 일제히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모임은 PK 지역 시도 의원들이 정책세미나와 체육대회를 겸하는 자리지만 경상도 바닥 민심을 좌우하는 이들이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이는 데다 참석 인원도 140여명이나 되기 때문에 한 표가 아쉬운 당권 주자들이 ‘군침’을 흘리고 있다.

주요 주자들은 당 개혁 구상을 밝히고 지지를 호소하면서도 개혁 신당의 PK 지역 공략에 맞서기 위해선 당의 단합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점을 한목소리로 주장할 것으로 전해졌다.

PK 출신의 한나라당 재선 의원은 “개혁신당은 우선 PK 지역에 ‘노무현 정서’를 뿌리내리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본다. 처음부터 이 바람을 막지 못하면 내년 총선에선 정말 어려워질 수 있다”며 “‘노무현당’의 성공 여부는 PK 민심을 잡을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이 7∼10일 경남 거제도를 방문하는 것도 관심을 끌고 있다.

YS의 한 측근은 “김 전 대통령은 지난달에 성묘를 해야 했는데도 거제시장 재·보선 문제 때문에 일부러 가지 않았다. 이번에는 어버이날도 있어 겸사겸사 가는 것”이라며 정치적 시각을 부인했다.

그러나 정가에서는 YS가 거제도를 방문해 개혁신당과 노 대통령에 대해 언급할 경우 신당의 ‘PK 뿌리내리기’ 작전에 좋든 나쁘든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종훈기자 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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