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명은아 일어나!" 여고생 백혈병 3년만에 재발

  • 입력 2003년 4월 27일 22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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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나긴 투병생활이 끝나는가 했는데….” 경남 창녕군 성산면에서 조그만 잡화점을 운영하는 성효경씨(46)는 요즘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창녕여고 2학년인 둘째 딸 명은이(17·사진)의 백혈병이 얼마 전 재발하면서 치료비가 엄청난 데다 치료를 받으며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이 너무 힘들기 때문이다.

시골 중학교의 육상 대표선수였던 명은이가 처음 쓰러진 것은 1999년 5월 태권도장에 다녀온 뒤였다. 대구의 한 병원에서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 진단을 받은 명은이는 3년 가까운 기간 동안 어려운 항암치료를 잘 견뎌냈다. 그러나 학교에 다닐 수 있을 정도로 건강을 회복하면서 가족들도 한시름 놓을 무렵인 올 2월 초 감기가 잘 낫지 않아 병원을 찾았가다 백혈병이 재발했다는 청천벽력 같은 통보를 받았다.

현재 대구 영남대병원에 입원 중인 명은이는 합병증을 치료하느라 골수이식 수술 준비도못하고 있다. 합병증 치료도 문제지만 치료비 역시 명은이 가족의 큰 고민.

병원비는 이미 2500여만원이 밀려 있다. 성씨의 월 수입 80여만원으로 근근히 가족 생계를 유지하고 있어 치료비 마련은 엄두도 내기 힘든 실정. 어머니 이종숙씨(45)도 명은이 간병을 위해 다니던 회사를 그만뒀다. 앞으로 골수이식 수술을 받으려면 수천만원은 더 있어야 하지만 뾰족한 대책은 없다.

다행히 창녕여고 교직원과 학생, 사단법인 한국백혈병 소아암협회 경남지부인 ‘더불어 하나회’ 등이 최근 명은이를 돕기 위해 발을 벗고 나섰다.

창녕여고 학생회는 학교 인근 화왕산 등산로 입구에서 주말마다 커피를 팔아 수술비를 보태기로 했고, 학교와 창녕군도 여러 가지 지원방안을 마련 중이다. 창원공단 내 기업체에서도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더불어 하나회 안병익 회장은 “병마와 싸워 이기겠다는 명은이의 의지가 확고해 주위의 관심과 사랑만 있다면 충분히 완치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후원계좌 농협 824-01-015921(더불어 하나회). 문의 055-266-4416

창녕=강정훈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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