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달구벌 산책/이젠 TK도 변화가 필요하다

  • 입력 2003년 4월 18일 20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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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삼(金泳三) 정권부터 김대중(金大中) 정권에 이르기까지 이른바 ‘TK(대구경북)지역’은 권력의 본류에서 소외됐다. 양 김씨가 지역주의를 기반으로 정권을 잡았기에 더욱 그랬다.

TK지역이 노무현(盧武鉉) 정권 출범에 힘을 보태준 바도 별로 없다.

정권 출범 후 지역 출신 인사들이 일부 중용되기는 했으나 아직 권력의 볕이 돌아왔음을 체감하지는 못하는 분위기다.

김대중씨는 그 완고한 지역주의적인 성향에도 불구하고 우리 헌정사에서 본격적으로 진보의 틀을 현실정치에 구사한 정치인이었다.

김대중 정권이 이룩한 가장 중요한 치적으로 사회적 소수, 약자에 대해 끊임없는 배려를 베풀려고 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대중의 인기에 영합하는 ‘포퓰리즘’으로 비난받긴 했어도 모든 국민이 평등한 존재로서 그 인간다운 생활을 보장해야 한다는 헌법 이념을 실천했다고도 할 수 있다.

사상이나 신조의 면에서도 기존의 시스템에 얽매이지 않는 과감한 정책을 구사함으로써 국민적 창의력을 터뜨렸다.

그것은 바로 문화, 예술, 산업 분야에서 뛰어난 업적들로 연결되었고 또 우리가 IMF(국제통화기금)체제를 극복하는데도 도움이 됐다.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음에도 불구, 햇볕정책은 남북문제의 해결을 위한 하나의 현실적인 모델을 제시했다.

김대중 정권을 거치면서 이미 우리 사회에는 싫든 좋은 진보를 표방하는 확실한 세력이 형성되었다.

현 정권하에서도 그 세력은 더욱 힘을 얻을 것이다. 앞으로 누가 정권을 맡건 절대 이를 일방적으로 무시하며 억압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TK 지역도 보다 ‘진보’ 쪽으로 정치적 방향을 틀어야 하지 않을까.

우리 지역이 건전한 의미에서 다시 한국의 중심세력 기지가 되기 위해서는 불가피한 선택이 아닐까.

신평 대구가톨릭대학 교수·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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