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땅끝' 자유여신상 건립 논란

  • 입력 2003년 4월 15일 22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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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 최남단 전남 해남군 송지면 갈두마을 ‘땅끝’ 인접지에 미국을 상징하는 ‘자유의 여신상’이 세워질 예정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다.

갈두마을 주민들은 15일 “땅끝과 송호리해수욕장 사이 야산 2500여평 부지에 콘도건립공사를 진행중인 땅끝관광개발㈜측이 휴양시설 주변에 대형 거북선모형 레스토랑과 함께 건물 옥상에 ‘자유의 여신상’을 세우기로 해 당국에 반대의견을 전달키로 했다”고 밝혔다.

논란이 된 여신상은 미국 뉴욕 허드슨강변에 세워진 ‘자유의 여인상’을 그대로 본뜬 것으로 지상 8층 높이의 2개 동 콘도의 옥상 두 곳에 땅끝 앞 바다와 송호리해수욕장을 바라보는 위치에 세워질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여인상은 최근 수년사이 광주를 비롯한 도시지역 러브호텔 옥상에 ‘손님끌기용’으로 마구 세워져 도시미관을 해친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것과 비슷한 크기와 형태로 알려졌다.

땅끝관광개발 측은 이달 초 해남군 인터넷사이트(www.haenam.chonnam.kr)에 올린 의견을 통해 “해남 제일의 관광명소인 땅끝 송호리에 최신식 숙박시설과 함께 한반도의 자유와 평화를 상징하기 위해 자유여신상을 6월 30일까지 건립할 것”이라고 밝혔다.

갈두마을 이장 김유복(金有腹·55) 씨는 “한반도 땅끝의 이미지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미국 여인상을 왜 세우려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며 “금명간 군청을 찾아가 건립을 막는데 필요한 조치를 촉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 씨는 “땅끝관광지 주민들은 ‘난개발 방지’를 위해 2002년부터 15m(지상 4층)이상의 건축물 신축금지 규제를 준수하고 있다”며 “문제의 콘도가 관광지 경계밖에 자리잡고 있지만 여신상을 세우는 행위는 상식에 어긋난다”며 제재를 주장했다.

해남군 관계자는 “문제의 콘도는 땅끝과 가까운 거리에 있지만 산림훼손 및 오폐수처리를 비롯한 전반적인 건축절차에 문제가 없어 계획대로 진행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김권기자 goqu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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