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상임위 초점]교육위, 의원들 "전교조 폭력집단화" 질타

  • 입력 2003년 4월 14일 18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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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교육위원회는 14일 윤덕홍(尹德弘) 교육부총리를 출석시킨 가운데 최근 발생한 충남 예산 보성초등학교 서승목(徐承穆) 교장 자살사건의 원인과 대책을 집중 추궁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회의가 시작되자마자 “서 교장의 자살사건을 최우선 현안으로 다뤄야 한다”며 교육위 차원의 ‘진상조사특위’ 구성을 요구했다. 반면 민주당 의원들은 “교육부총리의 첫 업무보고인 만큼 교육부가 보고한 현안부터 먼저 질의하자”며 맞섰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특히 교육인적자원부의 현안보고에 자살사건에 대한 보고가 전혀 없다는 점을 집중 성토했다. 이규택(李揆澤) 의원은 “서 교장의 자살사건은 심각한 문제인데도 이와 관련한 보고는 전혀 없다”며 교육부의 인식에 문제가 있다고 추궁했다. 김정숙(金貞淑) 의원도 “이 사건을 놓고 학부모 교사 행정부 국민이 갈가리 찢겨 있는 상황인데도 교육부는 전혀 문제의식이 없는 것 같다”고 가세했다.

여야 의원들 모두 서 교장이 자살에 이르게 된 데 대해 안타까움을 표시하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으나 한나라당 의원들은 전교조에 대한 비판에 좀 더 치중한 반면 민주당 의원들은 사후 대책 마련에 무게를 뒀다.

한나라당 권철현(權哲賢) 의원은 “학교가 이데올로기 투쟁의 ‘장(場)’으로, 혁명본부로 전락하고 있다”면서 “교육부는 이 점에 특히 유념하고 확실한 신념을 갖고 정책을 펴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한나라당 현승일(玄勝一) 의원은 “전교조가 폭력집단으로 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이에 윤 부총리는 “그런 경향이 보인다”고 답변했다.

민주당 최영희(崔榮熙) 의원은 서면질의에서 “시대변화에 따라 학교장의 내빈접대 방식도 달라져야 하므로 학교 내 잡무 지원 보조인력 배치나 셀프서비스형 자판기 도입 등을 통해 여교사에 대한 차심부름 문화를 없애야 한다”고 말했다.

윤 부총리는 “기간제 교사에 대한 연수제도를 도입하고 보성초등학교의 등교 거부 등 이 문제를 이번주 안에 반드시 해결하겠다”고 답변했다.

한편 교육위는 4월 임시국회 기간 중 서 교장의 자살과 관련된 교사 등을 참고인으로 출석시키는 상임위를 한번 더 열고 진상규명을 하기로 했다.

박민혁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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