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쟁점/교통카드 판매소 부족

  • 입력 2003년 3월 19일 21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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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는 교통카드를 구입하기가 쉽지 않아요. 버스요금만 올리고 서비스는 뒷전이에요.”

최근 퇴직한 안모씨(62)는 일종의 전자화폐인 선불식 교통카드를 구입하기 위해 인천지역 버스정류소 몇 군데를 돌아다녔으나 판매소를 찾지 못했다.

지난달 25일부터 인천시내 버스요금이 600원에서 700원(일반 기준·지선형은 450원에서 500원)으로 오른 뒤 이 카드를 구입하려는 사람이 크게 늘고 있다. 이 카드를 이용하면 시내버스(옛 마을버스인 지선형 시내버스 포함)를 탈 때 요금이 50원 할인된다.

특히 인천에서 지난해 11월 1일부터 시행되고 있는 환승할인제는 교통카드를 이용하는 승객에게만 적용된다. 환승할인은 1시간 이내에 다른 노선의 시내버스로 갈아탈 경우 50원을 추가 할인해주는 것으로 교통카드를 이용하면 할인액이 100원이 되는 셈.

그러나 인천시내 버스정류소 2900곳 가운데 선불식 교통카드를 판매하는 매점은 300여곳에 불과하다.

인천에는 현재 3종의 선불식 교통카드가 있다. 인천시내버스운송사업조합이 몇 년 전부터 보급한 교통카드의 경우 판매소는 없고 충전소만 450곳이 있다.

안씨는 “버스 요금이 오르기 전에는 교통카드 할인액이 20원에 불과했지만 이제 50원으로 늘었기 때문에 카드를 이용하려는 사람들이 많다”며 “서민 입장에서 보면 카드를 쉽게 구입할 수 없는 게 불만 사항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요즘 인천시 인터넷 홈페이지에는 안씨와 같은 항의가 잇따르고 있다.

물론 후불식 교통카드(신용카드)도 선불식과 똑같은 할인 혜택이 있다. 그러나 인천지역 시내버스에서는 지난해 말부터 후불 카드가 도입돼 보급률이 낮은 편이다. 또 인천지역 버스에 설치된 후불식 카드판독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요금 결제를 못하는 사례가 빈번하다. 이에 대한 민원도 시 홈페이지에 자주 오른다.

이에 따라 인천시는 최근 교통카드 판매업체에 판매소 추가 설치를 촉구하는 한편 버스회사에 판독기 점검을 요청했다.

인천시내버스운송사업조합 관계자는 “판매망이 확대되지 않는 것은 카드 판매수수료가 너무 낮기 때문”이라며 “모든 충전소에서 충전할 수 있는 새 교통카드를 보급하고 판매소도 100곳 가량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희제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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