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도심 교통대책 ‘시동도 못걸판’

  • 입력 2003년 3월 11일 18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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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스카니아사의 굴절버스
스웨덴 스카니아사의 굴절버스
서울시가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도심 교통대책이 출발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서울시는 7월부터 도봉로∼종로5가의 중앙버스전용차로에 굴절버스를 시험 운행하기로 하고 10일까지 국내외 업체들을 대상으로 굴절버스 무상 제공 의사를 물은 결과 스웨덴의 스카니아사만 1대를 제공하겠다는 뜻을 전해 왔다고 11일 밝혔다.

두 대의 버스를 이어 붙여 최대 150명의 승객을 태울 수 있는 굴절버스는 서울의 교통체계를 버스 중심으로 바꾼다는 상징성을 띠고 있다.

당초 시는 2, 3개 업체의 굴절버스 5, 6대를 투입해 올 9월까지 도봉로에서 시험 운영한 뒤 도로 사정에 잘 맞고 시민들의 호응이 큰 버스를 골라 2006년까지 주요 간선도로에 200대를 투입, 운영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현재 굴절버스를 만들지 않는 국내 자동차 제작업체들은 물론 볼보(스웨덴) 만(독일) 등 해외 업체들도 채산성이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응모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스카니아의 굴절버스는 길이 19m로 50개의 좌석을 갖추고 있다. 연료는 천연가스(CNG)를 사용하며, 차체 바닥이 30㎝ 정도에 불과해 장애인도 쉽게 탈 수 있다.

이보다 더 큰 문제는 지지부진한 경찰과의 업무 협조.

시는 지난달 11일 청계천 복원공사에 대비해 미아 및 원남 고가차도를 철거하고 대학로와 창경궁로 등의 차량통행을 일방으로 바꾸는 등의 교통대책을 발표했지만 한 달이 지난 지금까지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이에 따라 이미 시공사를 선정해 놓고 16일 착공하기로 한 미아 원남 고가차도 철거는 언제 시작할 수 있을지 모르는 상황이다.

서울지방경찰청 관계자는 “교통량을 감안할 때 신호를 받지 않는 고가차도 1개 차로가 철거되면 일반도로는 3개 차로가 필요하다”며 시의 고가차도 철거 계획에 난색을 표명했다.

이 관계자는 “고가차도 철거안에 대해 서울시와 협의를 마친다 해도 교통신호 운영에 대해 도로교통안전관리공단의 용역을 받으려면 아무리 빨라도 5, 6개월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정경준기자 news9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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