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풍백화점터 도로붕괴 공포…지반 불안정 재포장 시급

  • 입력 2003년 3월 2일 19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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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층 주상복합건물 신축공사가 벌어지고 있는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옛 삼풍백화점 터 앞의 도로가 계속 내려앉고 있어 인근 24개 동, 2390가구의 삼풍아파트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그러나 주민들과 시공회사가 도로 침하의 원인을 놓고 이견을 보이면서 보수공사가 지연되고 있어 대형 안전사고가 우려된다.

삼풍아파트 주민들은 2일 “1995년 붕괴된 백화점 터(6800여평)에 29∼37층짜리 주상복합건물 3개 동을 신축하고 있는 D산업이 발파작업을 하면서 공사현장과 맞닿은 아파트 단지 내 280여m 길이의 도로가 1m가량 내려앉는 등 심하게 뒤틀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26일에는 삼풍아파트 10동 앞 도로 일부가 3m가량 주저앉기도 했다. 이 사고로 지름 250㎜ 도시가스관이 노출돼 대한도시가스㈜가 가스공급을 중단하고 관의 부식을 막기 위해 비닐막을 덮는 등 응급조치를 취했다. 서울시의 안전진단 결과 문제의 아스팔트 도로를 지탱해주는 토사가 대부분 유실돼 추가 침하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안전진단에 참여한 중앙대 홍원표 교수(건설환경공학과)는 “지반이 매우 불안정한 상태라 침하된 도로 전체를 시급히 재포장해야 한다”고 밝혔다.

도로의 침하 원인과 관련해 시공사측은 “백화점 붕괴 당시 지반이 약해졌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주민들은 ‘시공사의 발파작업’이 도로 침하의 원인이라고 주장하며 신축공사에 따른 소음 및 분진 피해에 대한 금전적 보상을 요구하고 있어 도로 복구공사가 장기간 지연되고 있다.삼풍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김석순(金錫淳) 회장은 “도로 복구는 주민 보상대책과 연계해 이뤄져야 한다”며 “추가 침하를 막기 위해 시공사를 상대로 공사중지 가처분 신청을 내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재명기자 egij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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