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농업용 면세유값 '작년보다 40% 폭등'

  • 입력 2003년 2월 28일 20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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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원유 가격이 폭등하면서 농업용 면세유 값도 덩달아 올라 시설재배와 축산농가 농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농민들의 영농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일반 유류값보다 30∼50% 가량 싸게 공급돼 온 면세유 값은 최근 미국과 이라크 전쟁 가능성이 커지면서 지난해보다 40%나 급등했다.

28일 전남도와 농협전남지역본부, 정유업계 등에 따르면 현재 농민들에게 시설 난방용으로 공급되고 있는 면세 경유값이 ℓ당 442원으로 지난해 12월 말 398원에 비해 11%, 지난해 3월 310원에 비해서는 42.5%나 올랐다.

이에 따라 농민들의 경영비 부담도 눈덩이처럼 불어 전남지역 5만5250㎡의 비닐하우스에 들어가는 난방비는 하루 평균 6000ℓ씩 260여만원꼴로 지난해 180여만원에 비해 80만원 이상 추가 비용이 발생하고 있다.

담양군 무정면에서 방울토마토를 재배하고 있는 김범수씨(54)는 “비닐하우스 온풍기 4대를 가동하는데 연간 2300만원씩 들던 것이 올해는 기름값이 크게 올라 3000만원 이상 필요할것으로 보인다”며 “소비 위축으로 방울토마토 값이 전년에 비해 10% 싸게 팔리고 있어 더 걱정”이라고 말했다.

나주시 산포면에서 하우스 오이를 재배하고 있는 이정인씨(55)도 “오이값은 그대로인데 난방비는 매일 올라 농사를 짓는 만큼 손해를 보고 있다”며 “하우스를 철거할 수도 없어 답답하다”고 말했다.

더욱이 오이, 방울토마토, 딸기, 멜론, 피망 등을 재배하는 신선 농산물 수출농가들은 유류대 인상에 따른 생산비 증가에도 불구하고 수출계약 단가는 변함이 없어 타격이 더욱 클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 같은 사정은 재배면적 490㏊에 연간 생산액 336억원에 달하는 도내 1000여 화훼재배 농가들도 비슷하다.

전남 나주시 남평읍 3000평의 비닐하우스에서 서양난을 재배하는 송석교씨(37)는 “하우스 적정온도가 섭씨 18도 이지만 기름값을 한푼이라도 아끼기위해 15도로 맞춰 놓았다”며 “생산비의 20%를 차지하는 난방비 부담을 감당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광주=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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