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한강거북선 운영중단 위기

  • 입력 2003년 2월 27일 17시 54분


코멘트
서울시가 매년 2억원의 운영비를 보조하던 ‘한강 거북선’을 무상으로 민간에 위탁하려 했으나 신청자가 나서지 않아 운영이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

27일 한강시민공원사업소에 따르면 거북선 운영 위탁비용으로 매년 2억원씩 허비하지 말고 전문업체에 운영을 맡기라는 이명박(李明博) 시장의 지시에 따라 보조금 없이 무상임대 조건으로 운영할 업체를 최근 공모했으나 한 곳도 신청하지 않았다.

8일 열린 현장설명회에 참여했던 한 업체 관계자는 “거북선의 유지 관리와 프로그램 운영에 적어도 1억원 이상이 드는데 지난해 관람료 수입은 2000여만원에 그쳤다”며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 데다 수익사업을 금지하는 등 조건도 까다로워 신청을 포기했다”고 말했다.

한강시민공원사업소 관계자는 “민간이 보조금을 안 받고 운영하기는 어렵다”며 “당분간 시에서 직영하겠지만 물 속에 둘 경우 추가 비용이 계속 생기는 만큼 해군에 양도하거나 육지로 끌어내 다른 곳으로 옮겨 무료로 개방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업소가 지난해 11월 거북선의 내구연한(15년)이 2년밖에 남지 않아 보수비가 든다며 운영을 포기한 데 이어 신청자가 없을 것으로 예상됐던 민간위탁자 공모에 나선 것은 거북선을 폐기하기 위한 절차가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시 관계자는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폐기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한강 거북선: 한강시민공원 이촌지구에 정박해 있으며 실물 크기(길이 25.5m, 폭 10.3m, 높이 6.4m)의 180t급 목조선. 1990년 10월 건조됐다. 1992년까지 한강에서 운항했으나 방향 조정이 어려워 운항이 중단됐다. 지난해 5만9000여명이 관람했다.

이재명기자 egij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