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경제특구 영종-용유도 대중교통 실태

  • 입력 2003년 2월 21일 22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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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공항에 수 백대의 버스와 택시가 있으면 뭐 합니까. 정작 주민들은 교통지옥에 살고 있는데….”

“공항에서 택시기사에게 신도시로 가자고 해 보세요. 경찰이 코 앞에 있는데도 미터기를 꺽지도 않은 채 1만∼2만원을 요구하기 일쑤예요.”

올 7월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될 인천 중구 운서, 영종, 용유지역 주민들이 말하는 대중교통의 실상이다.

지난해 말 운서동 신도시로 옮겨온 최영길씨(45)는 출퇴근 때 겪는 영종도의 교통난을 생각하면 화가 치민다.

최씨는 “퇴근시간에 부천 송내역 정류장에서 보통 20∼30분 버스를 기다려야 한다”며 “막차 시간도 오락가락 하는 바람에 감을 잡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운서, 영종, 용유지역에는 1만5600여명의 주민이 살고 있으며 신도시를 중심으로 인구가 크게 늘고 있지만 대중교통은 턱없이 부족한 편이다.

서울로 출퇴근하는 주민은 신도시를 경유하는 버스가 없어 인천공항 여객버스터미널에서 내린 뒤 배차간격이 30분인 셔틀버스나 택시를 이용하고 있다.

12일부터 영종도와 용유도의 시내버스 5개 노선을 운행하던 신공항여객 버스 9대가 경영난을 이유로 운행을 중단하면서 교통난은 더욱 심해졌다.

영종도 구읍선착장∼용유도 왕산리와 구읍선착장∼인천공항 여객터미널 등 5개 노선의 버스 운행이 중단되자 인천시는 3개 노선에 예비 버스 5대를 투입했다. 주민들은 이 버스를 타기 위해 노선에 따라 1∼4시간을 기다리거나 1∼4㎞ 거리를 걸어다니고 있다.

영종도에 10여대의 택시가 있지만 몇 대는 선착장에, 나머지는 관광객을 태우기 위해 공항에 있어 주민이 이용하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만큼 어렵다.

인천시가 안일하게 대처하는 바람에 대중교통난이 심해졌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신공항여객은 경영난을 이유로 지난해 12월 14일 영종, 용유지역 5개 버스노선 운행 중단을 신청했지만 시는 허가하지 않았다.주민들은 “버스의 운행 중단이 예고됐지만 시와 중구가 대책을 세우지 않아 고통을 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인천시 관계자는 “적자 노선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며 “2005년 공항철도가 서울 김포공항까지 이어지면 영종도 지역의 대중교통난이 다소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차준호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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