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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3년 2월 18일 21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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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돌들은 태조 이성계가 신도안으로 천도할 것을 결심하고 석공을 동원해 다듬었다는 왕궁 주초석. 170X130X100㎝ 안팎 크기의 이 주초석은 현재 모두 115개가 남아있으며 1976년 충남도 유형문화재 66호로 지정됐다.
주변이 이성계의 스승인 무학대사가 닭이 알을 품은 형상의 명당이라며 천도 적지로 꼽은 지역이며 지금도 ‘대궐평’(大闕坪)이라고 불려 한 눈에 왕궁터였음에 알 수 있다.
그러나 이 주춧돌은 정부가 80년대 초 이 지역에 계룡대를 조성하는 과정에서 부대 내에 갇히게 됐고 그 이후 일반인들의 뇌리에서도 잊혀졌다.
다만 연평균 역사분야 학자나 연구원 10여명 가량이 군 당국의 허가를 받고 답사를 했을 뿐이다.
계룡향토연구회 등을 중심으로 신도안 주민들은 이 지역의 상징인 주춧돌을 부대 밖으로 옮겨 지역민들은 물론 계룡산을 찾는 관광객들이 볼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주민들은 특히 이 주춧돌이 공개될 경우 그렇지 않아도 유력한 행정수도 이전 후보지 가운데 하나인 두마지역이 더욱 주목받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문제는 문화재를 옮길 경우 원형이 훼손될 우려가 있다는 점. 충남도 관계자는 “그렇지 않아도 주춧돌을 부대 밖으로 옮겨야 한다는 여론을 접해 논의한 결과 일부 도문화재심의위원들이 문화재는 옮기는 것은 원형 훼손이나 나름없다며 반대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들 주춧돌은 본래 현재 위치한 부남리를 비롯해 정장리 석계리 등에 걸쳐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것을 계룡대 조성 당시 모아놓은 것으로 밝혀져 관계 당국의 우려가 기우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계룡문화연구소 이길구(李吉九) 소장은 “흩어져 있던 주춧돌들이 모아놓은 것이기 때문에 현재의 모습이 원형이라고 말할 수 없다”며 “이번 기회에 많은 사람들이 문화재를 보고 접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방부계룡대근무지원단 관계자는 “문화재 당국과 주민들이 모두 이전을 원한다면 군으로서는 반대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논산=지명훈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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