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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3년 2월 6일 18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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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국수는 6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일민미술관에서 열린 국수전 도전5번기 3국에서 도전자 조한승 5단에게 122수만에 백 불계승을 거뒀다. 이로써 이 국수는 종합전적 3대0으로 타이틀 방어에 성공하는 한편 국수전 2연패를 이뤘다. 국수전은 동아일보사가 주최하고 기아자동차가 협찬한다. 우승상금 2000만원.
조 5단의 흑번으로 시작된 이날 대국은 초반 빠른 진행을 보이며 점심 시간까지 75수가 진행되는 등 일사천리로 전개됐다.
조 5단은 초반 흑의 두터움을 배경으로 중앙 백대마를 공격해 승기를 잡는 듯 했으나 이 국수가 절묘한 수순으로 팻감을 만든 뒤 패를 걸어 중앙 대마를 수습하며 우세를 구축했다.
조 5단은 흑 117 등으로 실리를 챙기며 버텼으나 이 9단이 우상귀 흑대마에 대해 정확한 수순으로 공격에 나서자 돌을 던졌다.
이 대국을 지켜본 강훈 8단은 “조 5단이 91로 팻감을 받아주지 말고 패를 따낸 뒤 상변의 백을 잡았으면 흑이 두터운 바둑이었다”며 “조 5단의 형세 판단에 다소 착오가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 흑 조한승 5단(도전자) 백 이창호 9단(국수) 덤 6집반 각 4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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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부처' 이창호 국수▼
이창호 9단은 국수전 우승이 확정되고 나서도 ‘돌부처’라는 별명처럼 평소와 다름없이 담담한 표정이었다. 패자인 조한승 5단과 30여분간 복기를 마친 그를 만났다.
―우승 소감은….
“올해 농심배와 도요타덴소배 등 2개의 국제대회에서 우승했는데 국내기전으론 첫 우승이어서 기쁘다. 국수전 보유자는 전통적으로 국내 1인자를 의미한다. 그래서 꼭 우승하고 싶고 애착이 가는 기전이다.”
―지난해 말부터 19연승을 거두고 있는데 컨디션이 좋은 것 같다.
“지난해 중반에는 컨디션이 그다지 좋지 않았는데 요즘 테니스를 열심히 치는 등 몸 관리를 해서 그런지 컨디션이 좋은 편이다.”
―이번 국수전에서 어느 판이 가장 어려웠나.
“(한참 생각 후) 세판 다 형세가 좋았다 나빴다 했기 때문에 가장 어려운 판을 말하기 힘들다.”
―11일 LG배 세계기왕전 4강전에서 원성진 4단과 결승 진출을 다투는데….
“공식기전에서 처음 만나는 것인 만큼 이기도록 노력하겠다. 평소 기보를 봐왔기 때문에 특별히 상대를 분석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최근 자동차 운전을 하고 있다는데….
“지난해 8월 면허를 딴 뒤 올해부터 운전을 시작했다. 아직 바둑보다 운전이 어렵다.”
―곧 있을 춘란배에서 우승하면 모든 세계기전에서 한번씩 우승하는 그랜드 슬램을 달성하는데….
“그러면 좋겠지만 한판 한판 최선을 다할 뿐이다.”
서정보기자 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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