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 욕설은 폭행죄 안된다＂

대법원 2부(주심 조무제·趙武濟 대법관)는 3년여 동안 가수 심수봉씨(본명 심민경)에게 전화를 걸어 폭언과 욕설 등을 한 혐의로 기소된 남모씨(여)에 대한 상고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지법 합의부로 돌려보냈다고 24일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전화를 걸어 욕설을 한 행위에 대해 폭행죄를 적용하기 위해서는 사람의 청각 기관이 통상적으로 고통을 느끼게 되는 정도의 고음이나 성량에 의한 통화였다는 것을 밝혀내야 하는데 원심의 심리와 판결은 미진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그러나 "피고인이 심씨에게 수백차례 전화를 걸어 공포심을 일으킬 정도로 협박하고 다른 사람의 곡을 도용하고 표절했다는 취지의 표현을 통해 명예를 훼손한 혐의는 모두 유죄로 인정된다"고 덧붙였다.

무명 가수인 남씨는 1996년 4월부터 99년 9월까지 많게는 하루에 수십차례 심씨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의 노래와 일본 노래를 표절했다며 욕설과 함께 '사회에 매장시키겠다'는 등의 폭언을 한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됐다.

정위용기자 viyonz@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