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팽 녹턴 21곡 전곡 앨범 낸 김대진 교수

  • 입력 2003년 1월 22일 18시 49분


피아니스트 김대진(41·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 교수)이 새 앨범인 쇼팽의 녹턴(야상곡·夜想曲) 21곡 전곡집을 국내 음반사인 굿 인터내셔널에서 내놓았다. 이번 음반은 2001년 선보인 아일랜드 작곡가 존 필드의 녹턴 앨범에 이어지는 두 번째 작업.

쇼팽의 ‘녹턴’은 밤의 사색적이고 청신한 분위기를 작곡가 특유의 아름다운 선율과 감각적인 화성(和聲)으로 녹여내 대중적으로도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작품집. 특히 1번 b플랫단조, 3번 B장조, 20번 c샤프단조 등은 드라마 삽입곡이나 영화 배경음악 등으로도 애용되고 있는 친숙한 소품이다.

연주자인 김대진 교수에게 그가 느끼는 ‘밤 음악’의 매력과 작업과정 등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녹턴 장르의 창시자인 필드의 앨범에 이어 녹턴의 완성자로 불리는 쇼팽의 곡집까지 내놓은 흔치 않은 피아니스트가 된 셈인데, ‘밤’을 좋아하십니까.

“우연인지 모르지만 감성을 사용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은 밤에 작업을 많이 하죠. 내 경우에도 밤늦게 연구실에서 연습을 합니다. 밤에는 가만히 있어도 여러 가지 생각이 떠오르죠. 호젓하고, 누구나 그런가요?” (웃음)

―1곡 중 특별히 좋아하는 곡이 있습니까.

“후기의 녹턴이 마음에 듭니다. 작품 62로 묶여 있는 17, 18번, 작품 72인 19번 등이죠. 단순하게 아름다운 선율만 흐르고 있는 것이 아니라, 깊고 철학적이며 종교적인 내성(內省)의 세계를 보여줍니다.”

―준비 중 어려웠던 점은….

“쇼팽의 음악은 표현에 따라 너무도 다양한 해석의 가능성을 숨겨두고 있기 때문에, 부분마다 어떻게 할지 ‘마음을 정하는 일’이 가장 힘들었습니다. 녹음은 청중을 앞에 둔 연주와 느낌이 다른 데다 쇼팽의 선율진행이 극히 섬세하기 때문에 페달 사용에도 신경이 많이 쓰였어요.”

―쇼팽과 필드의 녹턴을 비교하자면….

“역시 쇼팽은 탄복을 자아내지요. 화음진행이나 선율진행 등 너무도 세련되게 내면의 정경을 표현해냅니다. 여기 비하면 필드의 음악은 단순하달까요. 반면 향과 조미료를 넣지 않은 듯한 있는 그대로의 순수한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어요.”김 교수는 “음반작업을 하면서 국내 녹음기술진의 수준이 상당히 진보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음향에 대만족이다”라고 말했다. 제작사인 굿인터내셔널은 “녹음 작업사인 ‘사운드미러’가 DVD 오디오 등 CD보다 진보한 차세대 매체를 겨냥해 24비트 고해상도(高解像度)로 녹음했고 원포인트(좌우 채널에 마이크 1개씩만을 설치, 인위적 믹싱을 최소화하는 것) 녹음으로 홀의 자연스러운 음향을 살렸다”고 밝혔다.

유윤종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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