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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3년 1월 17일 18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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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김우식(金雨植) 총장은 이날 오전 10시 학교 본관 소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한국 최초로 대통령 도서관을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아태재단측은 도서관의 명칭을 영문으로만 표기하고 ‘대통령’(Presidential) 직책을 넣을 것을 요청했으나 연대는 이승만 전 대통령의 사료관(우남·雩南 사료관) 전례를 들어 ‘대통령’이란 표현을 한글 명칭에 넣지 않고 영문에만 표기하기로 했다.
연세대는 서울 마포구 동교동 아태재단 건물(대지 367평, 지하3층 지상5층 건물)과 제주 북제주군 애월읍의 8045평 임야 등 시가 160억원대의 부동산과 아태재단 소장 연구자료, 취임 전까지의 김대중 대통령 관련 사료를 기증 받는다. 연세대는 아태재단의 기업은행 부채 20억원도 함께 인수한다.
연세대는 곧 운영위원회를 결성해 ‘김대중 도서관’의 운영방안을 마련한 뒤 올해 안에 문을 열 예정이다. 도서관의 일부 공간은 김 대통령의 퇴임 후 연구공간으로 제공할 계획이다.
연세대의 ‘김대중 도서관’ 설립계획이 발표되자 교내 인사와 동문들은 “임기가 끝나지 않은 대통령의 이름을 따 도서관을 만드는 것은 대학의 정치적 중립 측면에서 문제가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익명을 요구한 모 교수(51)는 “평가가 내려지지 않은 대통령의 이름을 따 도서관을 만들겠다는 발표는 성급했다”며 “특정 대학과 특정 대통령의 정치적 연결을 연상케 하는 결정이 과연 대학 발전에 도움이 될지 의문이다”고 말했다.
한 대학본부 관계자도 “솔직히 김 대통령의 이름을 붙이는 것은 연세대로서는 부담스럽다”며 “이런 결정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교내외 여론을 무마하려면 시간이 흐르길 기다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 총장은 이날 기자들의 질문에 “명칭은 아태재단과 학교측이 협의해 결정했다”며 “(명칭보다는) 도서관의 학술적 연구와 학문 발전이라는 목적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사회과학대 김모 교수(49)는 “이름이 어떻든 이 도서관이 한국 현대 정치학뿐만 아니라 경제, 사회, 문화 등 다양한 분야의 학문 연구에 크게 이바지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민동용기자 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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