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최남선 고택 철거 위기…서울시 "친일활동 장소"

  • 입력 2003년 1월 10일 20시 19분


육당 최남선이 일제 말기 집필활동을 했던 서울 강북구 우이동 고택. 서울시 문화재 지정 대상에서 제외돼 철거될 운명에 놓였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육당 최남선이 일제 말기 집필활동을 했던 서울 강북구 우이동 고택. 서울시 문화재 지정 대상에서 제외돼 철거될 운명에 놓였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보존 여부를 놓고 논란이 일었던 육당 최남선(六堂 崔南善) 선생의 한옥 ‘소원(素園)’이 결국 서울시 문화재 지정 대상에서 제외돼 철거될 운명에 놓였다.

10일 서울시와 강북구에 따르면 시 문화재위원회는 최근 심의를 벌인 끝에 “육당의 강북구 우이동 옛집을 시 문화재로 지정해 보존할 수 없다”고 최종 결정했다.

▶본보 2002년 11월30일자 A29면 참조

시 문화재위원회는 “육당 고택(古宅)은 그가 일제 말기 청년들에게 참전을 독려하는 등 친일활동을 한 장소인 데다 원형도 크게 훼손돼 특별히 보존할 가치가 없다”고 사유를 밝혔다.

그러나 서울시는 육당이 근대 문화에 남긴 공적을 기리기 위해 친일 이전 거주지인 중구 을지로 삼각동 등에 표석을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육당의 후손은 최근 우이동 고택을 D건설에 매각했다.

강북구 관계자는 “고택 바로 옆에 대로가 있고 아파트가 들어서 있는 등 주변환경에 비춰볼 때 매입자는 집을 헐고 건물을 신축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지 463평, 건평 56평인 우이동 고택은 육당이 1941년부터 52년까지 집필활동을 했던 곳으로 건물이 심하게 기울고 지붕이 내려앉는 등 사람이 살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상태다.정경준기자 news9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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