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직원 국정원상대 訴…언론 공개되자 돌연 취소

  • 입력 2003년 1월 9일 18시 36분


지난해 12월 대통령 선거 직전 국가정보원 감찰실이 국정원 직원들의 양심 선언을 막기 위해 미행 등 감시활동을 벌였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현직 국가정보원 4급 직원 김모씨는 “감찰실 직원들의 미행으로 심각한 정신적 피해를 보고 있다”며 국정원 감찰실장 등 감찰실 직원 11명을 상대로 지난해 12월 18일 서울지법에 미행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으나 9일 이를 돌연 취소했다.

김씨의 소송 대리인 황인상(黃仁相) 변호사는 “김씨가 내부정보를 유출했다는 의심을 받은 이후, 국정원 감찰실의 미행이 시작됐다”며 “지난해 12월 현직 국정원 직원이 ‘안기부 도청 의혹’과 관련해 양심 선언을 할 것이라는 소문이 떠돌자 김씨를 포함해 감찰 대상에 올랐던 직원들에 대한 감시가 더욱 심해졌다”고 전했다.

황 변호사는 또 “국정원은 김씨가 양심선언할 것을 우려해 지난해 12월 12일부터 대통령 선거일인 19일까지 강제휴가를 보냈고 그동안 김씨는 국정원 직원들의 감시하에 집에 머물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씨는 가처분 신청을 낸 사실이 언론에 공개된 직후 돌연 신청을 취소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에 대해 황 변호사는 “구체적인 이유는 모른다”며 “다만 김씨가 ‘(감찰실과) 화해하기로 했다’며 신청을 취소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지난해 12월 낸 가처분 신청서에서 “2002년 5월 언론에서 ‘국정원이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3남 홍걸(弘傑)씨와 친분이 두터웠던 최규선(崔圭善)씨 비리를 청와대에 보고한 뒤 홍걸씨가 국정원에 항의했고, 이 때문에 당시 보고서를 작성했던 직원이 좌천됐다’는 보도를 했다”며 “그 후 내가 좌천성 인사에 불만을 품고 이를 언론에 유출했다는 의심을 받아 감찰실 직원들로부터 최근까지 미행 등 감시를 받아왔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국정원은 “김씨에 대한 미행은 절대 없었으며 김씨의 소 취하는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판단에 의한 것”이라고 밝혔다.

국정원은 또 “국정원 감찰실은 내부보안유지 및 비위방지를 위해 감찰 차원에서 직원들의 동향을 파악하고 있을 뿐 업무와 관련 없는 미행 등 불법행위는 일절 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길진균기자 l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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