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파산 작년 1000명 신청 1년만에 49% 증가

  • 입력 2003년 1월 6일 18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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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에 몰려 지난 1년 동안 법원에 파산신청한 개인이 급증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또 신용불량자로 낙인찍히는 것을 구제하기 위해 시행중인 개인워크아웃을 문의하는 전화상담도 1월 들어 하루 1000여통을 넘어서는 등 신용위기에 내몰린 사람들이 급속히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파산=대법원은 6일 지난해 9월 현재 전국 법원에 접수된 개인파산 신청자수가 794명으로 2001년 전체 신청자 672명을 이미 초과했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신용카드 연체자 등이 급증하면서 개인파산 신청이 크게 늘어나 연간 규모로는 처음으로 1000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지법 파산부도 지난 1년간 서울에서 개인파산을 신청한 사람이 506명에 이르러 2001년의 228명보다 82%나 증가했으며 이중 면책을 신청한 사람도 113건에서 192건으로 70%가량 늘어났다고 밝혔다.

1997년 제도가 처음으로 생긴 개인파산은 외환위기 이후 신청자가 급증하기 시작해 1998년 350명, 1999년 503명, 2000년 329명 등으로 2000년을 제외하고는 꾸준히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증가는 신용불량자 증가와 함께 법원에 파산 신청을 해 파산 선고를 받게 되면 채무를 면제받는 이 제도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이를 활용하는 사람들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법원의 심리 절차를 거쳐 개인파산이 확정되면 본적지 시·구·읍·면장에게 통지돼 파산선고 사실이 신원증명서에 기재되며 금융기관 거래와 취직 등 일상생활에서 불이익을 받게 된다. 하지만 법원으로부터 엄격한 심사과정을 거쳐 면책 허가까지 받게되면 빚 탕감은 물론 모든 불이익에서 벗어나 재생의 길을 걸을 수 있게 된다.

▽개인워크아웃=작년 11월 1일 시작된 개인워크아웃(신용회복을 위한 유예기간)제도는 작년 12월 24일 채무액이 3억원 이하로 확대되자 하루 평균 500∼600건씩 상담전화가 몰리고 있다. 1월 들어서는 상담전화가 900∼1000건으로 폭증하고 있다는 것.

개인워크아웃을 신청하는 건수도 급증하고 있다. 작년 11월 한달간 94건이던 신청건수는 한달새 505건으로 5배 이상 늘어났다.

하루 평균 상담건수가 1000건에 달하는데도 신청건수가 20건에 불과한 이유는 채무자가 빚을 갚을 능력이 아예 없거나 개인워크아웃 협약에 가입하지 않은 금융기관의 빚이 전체 채무의 20%를 넘는 경우 혜택을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신용회복지원위원회 관계자는 “하루 10건 정도이던 신청건수도 최근 들어 20건으로 2배 이상 늘었다”며 “서류준비 등에 시간이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신청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허진석기자 jameshuh@donga.com

길진균기자 l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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