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당선자 “촛불시위 자제해달라”

  • 입력 2002년 12월 29일 18시 33분


노무현(盧武鉉) 대통령당선자는 28일 “‘선(先) 북한 핵, 후(後)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 순서로 이들 문제를 해결해 나가고자 한다”며 “북한 핵은 민족 생존의 문제이고, SOFA(개정)는 민족 자존심의 문제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미군 장갑차 여중생 치사사건’의 피해자 부모와 범국민대책위원회 대표단과 만나 “촛불시위로 표현된 국민의 요구와 기대를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나에게 시간을 줄 것을 부탁한다. 이제 촛불시위를 자제해줄 것을 간곡히 호소한다. 미국에 굴복을 요구해서는 안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는 ‘한미간 현안이 한민족의 생존이 걸린 북한 핵 문제 해결에 걸림돌이 되는 상황이 초래돼선 안 된다’는 메시지를 한국민과 미국측 모두에 전하려는 것이라고 한 정책 참모는 설명했다.

노 당선자는 또 “북한의 핵 관련 조치들은 세계 여론의 지지를 받기 어렵고, 대다수의 한국민도 지지하지 않는다”며 “새 정부 지도자에게 시간도 주지 않은 채 북한이 너무 위험한 상황으로 몰고 가는 것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경고했다. 한편 범대위측이 “평화적 시위는 계속하겠다”는 의사를 밝히자, 이낙연(李洛淵) 당선자 대변인은 29일 “심각한 북한 핵 문제가 코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인 만큼, 노 당선자의 충정을 이해해줬으면 좋겠다”며 거듭 시위 자제를 호소했다.

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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