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내년 '학급문고 살리기 독후감 책잔치' 개최

  • 입력 2002년 12월 23일 18시 30분



‘전국의 모든 학교 교실을 도서관으로 만들자.’

어린 시절의 독서경험은 풍요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는 밑거름이자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힘이기도 하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공공도서관이 턱없이 부족한 데다 이용하기도 쉽지 않고 학교 도서관은 입시 위주의 교육 방식에 밀려 ‘공부방’으로 변질된 지 오래다.

사단법인 ‘책읽는 교육사회실천회의(책교실)’은 열악한 독서교육 현실을 개선하고 초중고교 교실을 작은 도서관으로 만들자는 취지에서 교육인적자원부와 문화관광부, 동아일보사의 후원으로 ‘2003년 학급문고 살리기 독후감 책잔치’를 개최한다.

서울 강남구 개포동 개원초등학교 학생들이 23일 휴식 시간을 이용해 교실에 마련된 학급문고에 비치된 책을 읽고 있다. 원대연기자 yeon72@donga.com

▽독후감 책잔치〓책교실이 선정한 초등학생 권장도서 48권(학년당 8권) 가운데 한 권을 읽은 뒤 독후감을 적어 우편(서울 강서우체국 사서함 141호 독후감 책잔치 담당자 앞)으로 보내면 된다. 권장도서는 신문광고와 전국 초등학교에 보내는 독서 안내서를 참고하면 된다.

참가 대상은 유치원생과 초등학교 1∼6학년이며 접수기간은 25일부터 내년 2월 25일까지다. 원고 분량은 유치원생과 초등 1∼3학년은 200자 원고지 3장 내외, 초등 4∼6학년은 7장 내외이다.

책교실측은 참가자 중 650명에게 최우수작품상 우수상 장려상 등을 수여하고 수상 학생의 학급과 참가자가 많은 학교의 학급별로 10∼100권의 학급문고를 설치해 줄 계획이다. 행사에 참여한 면 단위의 초등학교 50학급을 별도로 선정해 학급 문고를 마련해 준다.

자세한 사항은 책교실(02-3143-3173, 322-2529)에 문의하거나 인터넷 홈페이지(www.bookboat.co.kr)를 참조하면 된다.

▽열악한 학교 도서관 실태〓전국 1만172개 초중고교 가운데 도서관이 없는 학교가 1991개교(19.6%)나 되고 학생 1인당 장서 수는 평균 5권에 불과하다.

초등학교는 사정이 더욱 열악해 전국 5322개 학교 도서관의 학생 1인당 장서 수는 4.4권으로 미국(88.1권) 일본(20권) 등 선진국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한국교육개발원이 지난해 전국 440개 초중고교의 장서 현황을 조사한 결과 1990년 이전에 발간된 책이 전체의 40%를 차지하는 등 질적인 측면에서도 뒤떨어져 있다. 88년에 한글 맞춤법이 개정된 데다 지식과 정보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어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교육부도 2007년까지 전국의 모든 학교에 도서관을 설치하고 장서 수를 1인당 10권 이상으로 늘리는 등 학교 도서관 활성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외국 사례〓영국은 92년 ‘북 트러스트협회’를 중심으로 ‘북스타트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생후 7∼9개월된 유아의 부모들은 유아 건강진단 때 두 권의 유아용 도서와 독서교육 안내문, 지역 도서관 초청장 등을 무료로 제공받는다.

초등학생 1명당 독서량이 연 평균 91권인 일본은 5000여개 초등학교에서 ‘아침 10분 독서운동’을 펴고 있으며, 싱가포르는 국민 독서운동을 꾸준히 실시한 결과 최근 5년 사이에 도서관 이용자는 5배, 대출권수는 2배나 증가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한국 학생들이 교과서 이외의 보조자료를 수업에 활용하는 비율은 22%로 네덜란드(69%) 영국(66%) 호주(50%) 노르웨이(44%)에 비해 크게 낮다.

박강희(朴J熙) 책교실 사무총장은 “초등학생 때부터 좋은 책을 가까이 접할 수 있게 하는 것이 국가 경쟁력에도 도움이 되는 만큼 학교 도서관을 살려야 하며 이번 행사는 바로 이것을 위한 시도”라고 말했다.홍성철기자 sung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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