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보길도에도 정이품송이 있다"

  • 입력 2002년 12월 21일 01시 17분


“보길도 정이품송을 아십니까.”

고산 윤선도(孤山 尹善道)의 유배지로 유명한 전남 완도군 보길도의 300년된 소나무가 주민들로부터 각별한 사랑를 받고 있다.

검은 자갈과 상록수림으로 뒤덮힌 예송리 해수욕장 뒤편에 있는 이 소나무는 충북 보은군의 정이품송(正二品松·천연기념물 제103호)처럼 임금으로부터 하사받은 것은 아니지만 주민들은 정이품송으로 부르고 있다.

어른 세사람이 팔을 뻗어야 할 정도로 둘레가 넓은데다 높이만도 20m에 달하는 이 소나무는 해수욕장을 향해 쭉 뻗은 가지와 수형이 분재처럼 기품이 있고 우아해 주민들은 매년 7월 초 이 나무 밑에서 ‘해신제(海神祭)’를 올리고 있다.

주민들은 이 소나무가 행여 부러질까 최근 100여만원을 들여 받침대 2개를 세우고 관리하는 등 주변에 있는 1000여그루의 해송과 달리 특별 대우를 하고 있다.

김귀남(金貴男·54) 이장은 “이 소나무는 다른 지역과 달리 바람이 불어오는 바닷가 쪽으로 가지를 뻗고 있는데다 지금까지 한번도 병에 걸리지 않아 신령이 깃든 나무로 여기고 있다”며 “소나무가 세월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자꾸 기울어지는 게 안타깝다”고 말했다.

완도〓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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