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너구리-벌집-담수어 ‘겨울 수난’

  • 입력 2002년 12월 15일 19시 36분


겨울철 자연생태계 파괴행위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겨울철의 경우 잦은 폭설로 야생동물의 활동이 제한되고 산간계곡 하천의 물이 크게 마르기 때문에 이를 노린 포획 행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어 야생조수와 담수어들이 수난을 겪고 있다.

14일 오후 강원 홍천군 서면 모곡리 하천에서는 일행 3명이 돌로 쌓은 농사용 보(洑)의 돌까지 들춰내는 등 하천의 돌을 송두리째 뒤집으며 담수어를 잡다 마을 주민의 항의를 받았다. 8일에도 춘천시 사북면 지촌리 심포천에서 일행 4명이 이 같은 행위를 하다 주민들의 항의를 받고 돌아가는 등 최근 도 내 산간계곡에서는 이 같은 담수어 포획행위가 극성을 부리고 있다.

게다가 일부 지역에서는 여름철에 봐 두었던 벌집을 벌이 동면하는 틈을 타 삽과 곡괭이 등으로 파헤치고 꿀을 채취하기도 한다.

이 밖에도 매년 겨울철만 되면 50㎝ 이상의 많은 눈이 내리는 강원 산간지방에서는 먹이를 구하러 마을로 내려왔던 야생동물이 포획되는 등 야생조수 피해가 적지 않은 것으로 지적됐다.

지난달 26일 강릉시 옥계면 천남리에서는 이 마을 정모씨(55)가 마을 뒷산에 불법 엽구류인 덫을 설치해 너구리 1마리를 잡은 혐의로 경찰에 검거되는 등 올들어 강원도내에서 30여건의 불법 야생조수 포획행위가 적발됐다.

그러나 방대한 지역에 비해 단속공무원이 부족하고 산간계곡의 경우 대부분 겨울철에는 폭설로 외부와 차단돼 있어 사실상 단속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고 있다.

춘천〓최창순기자 cs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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