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지역문화축제가 성공하려면…

  • 입력 2002년 12월 3일 23시 25분


‘문화도시’를 표방하는 부천시는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등 여러 문화축제와 문화사업을 성공적으로 치르고 있다.

이러한 성공의 요인으로 지방자치제의 정착과 생활수준의 향상에 따른 문화적 욕구의 분출, 사회 전반의 국제화 추세 등을 꼽을 수 있다. 또 초기의 시행착오를 극복하고 문화축제들이 자리잡는 과정에서 얻은 경험도 중요했다.

인천에서도 새로운 문화축제를 가꾸어 보려는 움직임이 있다. 부천의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하면 좋을 것 같다.

지역 문화축제가 성공하려면 몇 가지 원칙이 있어야 한다.

첫째 문화축제의 조직 구성과 프로그램 내용, 시민과의 관계 등이 개방적이어야 한다. 민간이 주체가 되며 지방분권적으로 이뤄지는 것이 좋다. 시민들의 문화적 욕구를 열린 자세로 수용하고 전문성을 기준으로 개방적인 조직을 구성한 축제들이 생명력을 이어가는 추세다.

둘째 수익성보다는 공공성을 중시해야 한다. 문화축제는 본질적으로 비영리 행사이며 지역의 이미지와 시민의 정체성을 살려야 한다. 수익 창출보다는 예산을 효율적이고 투명하게 집행하는 데 우선 순위를 두어야 한다. 수익성에 집착하다가 축제 고유의 의미가 퇴색해 결과적으로 축제의 존재 의의를 상실하는 사례를 답습해서는 안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병폐로 흔히 지적되는 ‘빨리빨리’ 병에 걸려 축제를 망쳐서는 안 된다. 외국의 경우 새로운 문화 축제가 본 궤도에 오르기까지 최소한 5년 정도의 마스터플랜을 가지고 단계적으로 규모를 키워 나간다.

최근 몇 년 사이에 우리나라의 지역 문화축제도 많이 변했다. 전국의 시군 단위에서 열리는 문화축제만도 연간 700회에 이른다는 조사도 있다. 양적인 면에서 한국의 지역 문화축제가 세계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는 평가를 받을 만하다.

그러나 질적인 면에서는 ‘개발 독재형’ 축제에서 진정한 시민의 축제로 넘어가는 과도기에 머물러 있다고 본다. 문화가 장식품이 아니라 우리 삶의 빼놓을 수 없는 한 부분이기 때문에 지역 문화축제를 문화전문가나 행정 관료들에게만 맡길 일이 아니다.

hjkim@knu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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