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은 이 후보가 최근 한 방송에서 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을 만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한 것을 들어 이 후보의 대북 메시지가 바뀌고 있다고 전했다. 이 후보가 상대 후보의 진보적 색깔을 입고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햇볕정책을 빌리고 있다는 것. 잡지는 “북한 핵 문제가 대통령 선거전의 최대 이슈로 등장한 상황에서 이 후보는 불리한(losing) 위치에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11월 중순만 해도 이 후보의 지지도는 48%로, 36%의 지지를 얻은 노무현(盧武鉉) 후보를 앞섰지만 후보 단일화 이후에는 노 후보가 44%의 지지를 얻어 39% 지지율을 얻은 이 후보를 앞섰다는 것. 이 후보의 지지도 하락은 그의 강경노선이 특히 젊은층 유권자들에게 잘 먹혀들지 않았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타임은 평가했다. 지나치게 부시 행정부의 노선과 가까운 인상을 주기 때문이라는 것.
더구나 미군 장갑차 여중생 치사사건에 대한 부시 대통령의 사과 이후에도 반미 감정이 좀처럼 줄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과 노선을 함께 하는 것은 한국에서 선거를 앞둔 사람에게는 바람직한 일이 아니라고 이 잡지는 전했다.
곽민영기자 havef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