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부산 대학가 총장 직선제 몸살

  • 입력 2002년 12월 3일 01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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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총장 직선제 때문에 부산지역 대학가가 심한 홍역을 치르고 있다.

2일 부산지역 대학들에 따르면 직선제로 총장을 선출한 일부 대학에서 총장과 교수 간의 갈등이 빚어지고 있으며 내년에 총장 임기가 만료되는 일부 대학에서는 벌써부터 혼탁한 선거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현재 부산의 14개 4년제 대학 중 국립대인 부산대 부경대 해양대 부산교대는 직선제로 총장을 선출하고 있으며 사립대인 경성대 동아대 부산외대 신라대 등에서도 직선제를 실시하고 있다.

해양대 교수들로 구성된 교권탄압비상대책위원회는 2000년 3월 직선으로 선출된 박용섭(朴容燮) 총장이 선거공약도 지키지 않으면서 반대파 교수들만 탄압하고 있다며 총장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박총장이 겨우 1표 차이로 당선됐는데도 공약을 지키기지 않고 오히려 선거 때 지지하지 않은 교수들을 논문표절 시비 등으로 탄압하고 있다”며 “박 총장도 1994년 발표한 영국해상보험법 관련 논문 중 일부를 당시 제자인 이모씨의 석사논문에서 베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박 총장측은 “논문은 당시 발표되기 6개월 전에 완성된 것으로 오히려 대학원생 이씨가 박 총장의 논문을 표절했다”며 “필요하다면 이씨를 증인으로 데려오겠다”고 반박했다.

부산대의 경우 현 박재윤(朴在潤) 총장의 임기가 내년 8월로 만료됨에 따라 총장 자리를 노리고 있는 상당수의 교수들이 벌써부터 선거운동을 벌여 혼탁양상을 보이고 있다.

출마할 것으로 알려진 4, 5명의 교수들은 박 총장이 선출된 직후인 99년 말부터 내년 선거를 대비, 지지기반 확보를 위해 동분서주해왔으며, 일부 후보들은 최근 동료 교수들에게 식사대접은 물론 향응과 골프접대까지 하는 것으로 알려져 학내외에서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내년에 엄영석(嚴永錫) 총장의 임기가 만료되는 동아대도 사실상의 임명제인 총장 선출 방식 때문에 내부 갈등을 빚고 있다.

이 학교 총학생회측과 일부 교수들은 “재단이 99년부터 학내 반대를 무시하고 직선제에서 임명제로 바꾼 것은 학교의 인사권을 장악하기 위한 의도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처럼 총장 직선문제를 두고 학교마다 부작용이 빚어지면서 직선제 방식을 발전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부산〓석동빈기자 mobid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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