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중고생들이 가꾼 ‘사랑의 김장배추’

  • 입력 2002년 11월 29일 19시 06분


중고교생으로 구성된 자원봉사 동아리가 직접 기른 ‘사랑의 배추’ 1만4000여 포기를 복지시설에 전달키로 했다.

경남 창원과 마산, 진해지역 중고교생 50여명이 참여하고 있는 ‘경남 연합 내고장 봉사대’는 30일부터 이틀간 창원시 동읍 봉곡리 채소농장에서 김장 배추를 수확해 경남종합사회복지관과 창원동보보육원 등 10곳에 나눠줄 계획이다.

배추 수확과 운반은 마산무선적십자 봉사회, 경남 청소년 자원봉사센터, 공무원노조 경남도청지부 회원 등이 맡는다.

이 배추는 8월 중순부터 봉사대 부회장 진성훈(陳成勳·16·합포고1년)군의 아버지 소유인 7000㎡의 농장에서 봉사대원과 학부모, 경남장애인복지관 어머니회, 지역 고교의 자원봉사자 등이 정성스럽게 기른 것.

봉사대 회장인 석동훈(石東勳·16·용마고1년)군을 비롯한 회원들은 배추 재배를 위해 그동안 주말마다 땀을 흘렸다. 경남 지역 다른 중고교생 자원봉사자들도 여기에 동참했다.

내고장 봉사대는 동훈, 성훈군 등 한 동네 친구들이 초등학교 때부터 아버지들의 지도로 봉사활동을 해오다 진학 학교가 달라지면서 2000년 가을 자연스럽게 여러 학교의 연합형태로 발족했다. 정식 회원은 50명이며 틈틈이 참여하는 학생까지 합치면 200여명에 이른다.

동훈군의 아버지 석민호(石民鎬·46·마산시 자산동)씨도 20여년간 제과점을 운영하면서 소년 소녀 가장에게 빵을 보냈으며 몇 년전 제과점을 그만둔 뒤에도 제빵 기계를 처분하지 않고 봉사대 아이들과 함께 빵을 만들어 지금까지 불우 청소년에게 나눠주고 있다.

또 성훈군의 아버지 진형덕(陳亨德·45)씨의 동읍 농장에서 석씨가 내놓은 후원금 등으로 봉사대들이 2000년 가을부터 가축과 채소를 직접 길러 어려운 이웃을 꾸준히 돕고있다. 봉사대를 지도하는 용마고 서정대(徐正大·53) 교사는 “학생들이 ‘더불어 사는 삶’을 실천한다는 마음으로 즐겁게 일하면서 보람을 찾고있다”고 말했다.

창원〓강정훈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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