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에 첫 사립초등학교

  • 입력 2002년 11월 3일 19시 03분


서울 강남지역에 처음으로 사립초등학교가 들어선다.

3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서울 중구 명동성당 구내에 있는 계성초등학교가 2004년 9월경에 서초구 반포동으로 이전하기로 하고 이미 시교육청에서 이전 승인을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어디로 옮기나〓계성초등학교가 이전할 자리는 반포동 신반포중학교 맞은편에 있는 서울시 소유의 4800여평 터. 이곳은 1970년대 강남이 개발될 당시부터 학교용지로 정해졌으며 인근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있는데다 세화여고 등 학교도 많아 교육 여건이 우수한 지역으로 꼽힌다.학교 재단 관계자에 따르면 학교측은 올해 3월 시교육청에서 이전 승인을 받은 이후 현재 부지 소유주인 서울시측과 부지 매입을 놓고 막바지 가격 협상을 벌이고 있다. 계성초등학교가 강남 이전을 결정한 것은 학교 건물이 낡고 비좁은 데다 명동성당에 각종 시위대가 자주 몰려들면서 교육 환경이 나빠지고 있다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강남의 첫 사립초등학교〓현재 서울시내 사립초등학교는 40개나 되지만 모두 강북 지역에 몰려 있으며 강남구 서초구 송파구 강동구 등 이른바 ‘강남 지역’에는 한 곳도 없다.

이에 따라 강북에 있는 사립초등학교에 다니는 강남 지역 초등학생들은 통학 거리가 멀어 불편을 겪어왔으며 자녀를 사립초등학교에 보내기를 희망하는 강남 학부모들도 거리 때문에 포기하는 경우가 많았다.

▽기대 반 우려 반〓계성초등학교의 ‘강남 입성’으로 이 지역의 공립 초등학교들이 사립과 경쟁을 벌이며 교육의 질이 동반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감과 함께 가뜩이나 뜨거운 강남의 교육열이 더 거세질 것이라는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특히 계성초등학교가 이전 후인 2005학년도에 모집할 신입생수가 4학급 120명가량에 불과해 자녀를 이 학교에 입학시키려는 강남 학부모들의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서울 송파구 풍납동 토성초등학교의 이인종(李仁鍾) 교장은 “자녀를 사립초등학교에 보내지 못한 강남 지역 학부모들이 사교육에서 대리 만족을 얻으려 하는 등 학부모간의 교육 경쟁을 촉발시킬 수도 있다”고 말했다. 계성초등학교 관계자는 “학교를 옮긴 뒤에는 현재 18학급을 24학급으로 늘려 학급당 학생수를 30명 정도로 줄이는 등 교육의 질을 더 향상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계성초등학교는 1882년에 설립된 가톨릭계 학교로 인성교육을 잘 하는 학교로 정평이 나 있다.

홍성철기자 sung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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