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사제 쇼크’ 제약사 잘못

  • 입력 2002년 10월 25일 18시 49분


2일 발생한 경남 거제백병원 근육주사제 집단쇼크 사고는 제약사가 낡은 시설에서 제조공정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고 불량 의약품을 생산했기 때문에 빚어진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7∼18일 문제의 주사제 제조업체인 건풍제약에 대한 특별실태조사와 역학조사를 벌인 결과 이같이 확인됐다며 이 회사에 대해 제조업무 정지, 주사제 생산설비 전면 개수, 모든 주사제(10개 품목) 폐기명령을 내렸다고 25일 밝혔다. 식약청은 이번 사고가 1947년 발생한 포도당 주사액사고 이후 두 번째 주사제 사망사고인 점을 감안해 국내 97개 주사제 제조업체를 특별점검하고 주사제 제조공정 인증제도를 도입해 약품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 특히 건풍제약처럼 경영악화나 부도 등 불안요인이 있는 제약사는 우선감시대상으로 분류해 집중 점검한다는 것.

식약청 조사 결과 건풍제약은 세균오염과 이물질 혼입을 막는 멸균기 장치와 이물검사기 등 생산설비가 낡고 불량한데도 이를 바꾸지 않았으며 제조관리 책임자를 두지 않고 의약품을 생산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무균지역에 대한 보수유지 관리와 생산공정 근로자에 대한 안전교육을 제대로 실시하지 않아 생산공정 과정에서 발생한 불량품을 다시 사용하는 등 제조공정이 부실한 것으로 조사됐다. 역학조사 결과 문제의 주사제인 ‘갈라민주’에서는 면역력이 저하된 사람에게 패혈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보고된 엔테로박터크로아케균을 비롯해 여러 가지 장내 세균이 검출됐다.

송상근기자 songm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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