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리소년 수사 점검]타살인가… 조난사인가…

  • 입력 2002년 9월 30일 18시 17분


‘타살인가 조난사인가, 아니면 사고사인가….’

‘개구리 소년’의 사인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이들의 죽음을 둘러싸고 갖가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어 경찰 수사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유골발굴 지점과 부근에서 발견된 탄두는 무엇인가〓유골 발굴 장소와 부근 반경 150m 안에서 모두 146개의 탄두 등이 발견됐다. 이에 따라 소년들이 탄두 등을 주워 갖고 있었을 가능성도 있지만 사격장에서 날아온 유탄에 의해 숨졌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경찰은 ‘소년들이 실종된 91년 3월 26일은 지방선거를 위한 임시공휴일로 지정돼 통상 공휴일은 사격훈련을 하지 않는다는 군 관계자의 진술을 확보하고 사실 여부를 확인중이다. 그러나 경찰관계자는 “군부대 사격일지의 문서보관 기간이 1년으로 당시 사격기록이 남아 있지 않아 당일 사격훈련이 있었는지를 확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유골 위에 놓여 있던 돌은 무엇인가〓이 돌(가로 10㎝, 세로10㎝)은 최초로 유골을 발견한 주민이 지팡이로 밀어 놓은 것으로 판단돼 매장에 사용됐던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게 경찰의 판단.

그러나 경찰은 이 돌이 인위적으로 놓여졌는지를 가리기 위해 돌의 성분과 현장의 흙을 채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조사를 의뢰할 계획이다.

▽유골 1구의 체육복 상의 소매와 바지 아랫부분이 묶여 있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나〓경찰은 일단 매듭의 조임 정도로 미뤄 저체온사 때 생기는 이상체온의 상승으로 옷을 벗었을 가능성이 있고 보온을 위해 매듭을 만들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경북대 법의학팀은 사망자 본인이 매듭을 지을 수도 있고 다른 사람이 매듭을 만들 수도 있다는 소견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아직 매듭에 관한 명쾌한 설명이 나오지 않은 상태다.

▽지형에 익숙한 소년 5명이 한꺼번에 길을 잃는다는 게 가능한가〓경찰은 실종 당일 와룡산의 기온이 최저 3.3도였던 데다 비까지 내려 체감온도는 영하일 것으로 추정돼 이들이 산속을 헤매다 길을 잃고 동사한 것으로 잠정 결론을 내린 바 있다.

그러나 주민들은 유골이 발굴된 곳에서 600m 지점에 구마고속도로가 있어 소년들이 도로에 켜진 가로등 불빛만 보면 쉽게 산을 내려 올 수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당시 지형과 산세에 밝은 주민들을 대상으로 하산 가능 여부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대구〓정용균기자 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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