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47세 대학생 “전통한복 체계적으로 공부할래요”

  • 입력 2002년 9월 17일 20시 15분


“늘 나보다 어려운 사람을 돕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살다 보니 젊게 보이는 것 같아요.”

대구 계명문화대학 섬유패션디자인계열 1학년에 재학중인 문승련(文承連·47·대구 남구 이천동)씨는 이웃사랑과 만학의 정열을 불태우는 늦깎이 대학생.

결혼한 지 29년 된 그는 40대 후반에 벌써 손자 3명을 두고 있으나 실제 나이보다 10년은 젊게 보이는 외모로 인해 ‘젊음을 유지하는 비결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

10여년전부터 한복집을 운영해 오고 있는 그는 “상고를 졸업하는 바람에 대학 학사모를 쓰지 못한 꿈을 이루고 전통한복에 대해 체계적인 공부를 하기 위해 올해 대학에 진학, 딸같은 동급생들과 공부를 하고 있다”고 웃었다.

대학 공부와 한복집 운영에 눈코 뜰새 없는 시간을 보내고 있는 그는 틈틈이 홀로 지내는 노인들에게는 생활한복과 수의를 지어 드리고 있다.

그가 달서구청 등에서 제공받은 옷감으로 노인들에게 지어드린 생활한복과 수의는 벌써 1200벌을 넘어섰다.

또 그는 매주 한차례씩 달서구와 중구 사회복지관을 찾아 생활보호 대상자들에게 ‘한복만드는 법’도 가르치고 있다.

대구 남구 이천 주공 주부방범단원 등 6개 사회봉사단체 회원으로 활동하며 이웃사랑을 실천하고 있는 그는 “대학생들이 한복을 외면하고 있는 세태가 걱정”이라며 “젊은 세대에게 잊혀져 가는 우리의 전통 한복을 알리고 제대로 만드는 법을 가르치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대구〓정용균기자 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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