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수해지역주민 의약분업해제요구

  • 입력 2002년 9월 6일 16시 51분


태풍 피해에 따른 복구작업이 한창인 충북 영동군 수해지역에서 피부병과 눈병, 배탈 환자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의약분업 대상지역인 일부 읍면 주민들이 의약품 구입이 어렵다며 일시적으로 의약분업 해제를 요구하고 있다.

6일 영동군보건소에 따르면 수해 발생 후 전날까지 보건소를 찾은 피부병 눈병 환자가 모두 377명으로 하루 동안 249명이나 늘었다.

또 배탈이나 설사 증세 및 외상 때문에 치료받은 환자도 962명에 이르는데다 일교차가 커지고 계속되는 피해 복구작업으로 감기몸살 환자도 점차 늘고 있다.

하지만 영동군 내 11개 읍 면 가운데 최대 피해 지역인 영동읍과 황간, 용산면에 살고 있는 3만여명의 주민은 지난해 7월 의약분업 대상 지역으로 지정돼 필요한 약품을 구입하는 데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보건지소마다 하루 300여명의 환자들이 붐비는 탓에 약국에서 약품을 구입하려고 해도 병 의원이나 보건소 등의 처방전이 있어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들 3개 읍면은 지난해 7월 의약분업 실시 때 거주지 내에 병의원이나 약국 중 하나가 없거나 병의원과 약국 간 거리가 1.5㎞ 이상이면 의약분업에서 제외한다는 규정에 해당되지 않아 의약분업이 적용됐다.

영동군 황간면의 한 주민은 “감기에 걸려 약국을 찾았으나 처방전이 없으면 약을 살 수 없다는 약사의 말을 듣고 발길을 돌려야 했다”며 “수해복구 기간만이라도 의약분업 지역에서 일시적으로 해제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충북도 홍한표(洪韓杓) 보건위생과장은 “국립의료원과 경기도청 등의 의료진을 지원받아 침수지역을 중심으로 진료활동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그러나 특별재해지역으로 지정되기 전에는 규정상 의약분업 지역에서 해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영동〓장기우기자 straw8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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