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사립大 "지역할당제 시기상조"

  • 입력 2002년 8월 30일 18시 36분


서울대 정운찬(鄭雲燦) 총장이 최근 제기해 논란이 되고 있는 ‘지역할당제’ 도입 방안에 대해 주요 사립대학들은 아직 구체적 방침을 정하지 못한 채 유보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일부 대학은 “지역할당제에 대한 개념조차 정립되지 않은 상황에서 발표부터 하는 것은 너무 성급하다”며 서울대측의 무책임한 태도를 비난하기도 했다.

이화여대 성태제(成泰濟) 입학처장은 “사회적으로 지역할당제에 대한 많은 논란이 있었지만 학교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논의된 바는 없다”며 “서울대가 구체적 안을 마련한다면 그것을 보고 다시 논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서강대 김준원(金俊源) 입학처장도 “서울대가 입시에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하면 먼저 제도에 대한 연구 검토가 이뤄진 뒤 도입 의사를 밝혔어야 했다”며 “서울대 안을 지켜본 뒤 도입 여부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려대 김승권(金勝權) 입학관리실장은 “교육부에서 정원외 모집을 허용하면 지역할당제를 고려해볼 여지가 있다”며 “일단은 추이를 지켜본 뒤 연말에 가서 도입 여부에 대한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연세대, 홍익대, 성균관대 등도 “원칙적으로는 찬성하지만 도입 여부는 좀 더 시간을 두고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홍익대의 한 입학관계자는 “굳이 지역할당제를 따로 도입하지 않더라도 농어촌 특례입학을 개선하는 방식으로 보완할 수도 있다”며 “기준과 개념도 정립되지 않은 제도를 발표부터 하는 것은 너무 성급하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서울대 정 총장의 발언으로 촉발된 ‘지역할당제’는 20일 이상주(李相周)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의 지지 발언 이후 여론의 급물살을 탔으며 한국외국어대는 도입 의사를 공식 표명했다.

이진구기자 sys12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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