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발암 다이옥신 대책 시급하다

  • 입력 2002년 8월 9일 18시 07분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죽염과 구운 소금에서 발암물질인 다이옥신이 다량 검출됐다는 조사결과는 충격적이다. 대기 중 다이옥신 농도가 일본의 1.5배나 된다고 해서 놀란 게 바로 지난해 일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폭발적으로 소비가 늘고 있는 가열처리 소금에서 다이옥신이 나왔다니 그동안 우리는 매일 발암물질을 들이마시고 먹어왔다는 말인가.

식품의약품안전청의 조사결과 다이옥신이 검출된 제품은 24개 품목 가운데 16개나 됐다. 지금까지 식품에서 검출된 최고치보다 15배나 더 나온 것도 있었다고 한다. 건강에 좋다고 알려지면서 생소금 대신 죽염과 구운 소금을 쓰는 가정이 크게 느는 추세다. 또한 이 성분을 첨가한 각종 식품이 비싼 값에 팔리고 미용과 생활용품 등으로도 인기를 끌고 있는 터이기에 국민이 느끼는 충격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죽염이나 구운 소금과는 달리 생소금에서 다이옥신이 검출되지 않았다는 사실은 가열처리 과정에 문제가 있었음을 입증한다. 실제로 섭씨 800도 이상의 고온으로 처리하면 다이옥신이 현저하게 줄었다는 얘기다. 업자들의 허술한 제조관리 때문에 멀쩡하던 소금이 ‘발암 소금’으로 변질돼 팔린다는 게 말이 되는가.

독성이 청산가리보다 1만배나 강하다는 다이옥신은 암과 기형아 출산의 원인물질로 알려져 있다. 다이옥신이 많이 배출되는 소각장 인근 주민들의 암 발생이 늘고 있다는 국내 연구결과에서 보듯이 다이옥신의 폐해는 치명적이다. 이 때문에 세계보건기구(WHO)는 하루 허용기준치를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다. 그런데도 정부는 단속은커녕 문제가 터질 때마다 변명만 하고 있으니 온 국민이 다이옥신 공포에 노출되어 있는 셈이다.

정부는 우선 80여 가열처리 소금 제조업체에 대해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 이와 함께 소각장, 공단 등 다이옥신 집중 배출업소에 대한 실태조사 및 관리방안도 신속히 마련해야 한다. 국민 건강을 더 이상 다이옥신의 볼모로 방치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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