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수관 속 헤매던 3살 유아 이틀만에 극적구조

  • 입력 2002년 7월 11일 15시 16분


맨홀 구멍에 빠져 47시간 동안 지하의 하수관로를 헤매던 생후 34개월 된 어린이가 극적으로 구조됐다.

11일 오전 10시10분경 경기 양주군 은현면 봉암리 모 슈퍼마켓 종업원 조모씨(44·여)는 슈퍼 내 하수배관을 통해 어린이 울음소리가 들리는 것을 이상히 여겨 경찰에 신고했다.

출동한 경찰과 119구조대는 울음 소리를 확인한 뒤 이 어린이가 9일 가출 신고된 이 마을 윤모군일 것으로 보고 정확한 위치 파악에 나섰다.

이어 119구조대는 굴착기와 각종 구조장비를 동원해 1m 깊이에 매설된 지름 30㎝ 크기의 하수관로 일부를 뚫어 1시간40여분 만인 11일 낮 12시10분경 윤군을 구조해냈다. 윤군은 팔과 얼굴 등에 가벼운 찰과상을 입었을 뿐 별다른 외상은 없었다. 윤군은 9일 오후 1시경 집 앞에서 놀다 사라져 부모가 가출신고를 한 상태였다.

경찰은 윤군이 발견 장소에서 직선거리로 37m 떨어진 집 앞의 맨홀 부근에서 놀다가 지름 30㎝가량의 구멍에 빠진 뒤 출구를 찾기 위해 하수관로를 기어다녔던 것으로 보고 있다. 윤군의 어머니 김모씨(31)는 “어른들도 못 견딜 어려운 상황에서 아들이 기적처럼 무사하게 돌아와 너무나 기쁘다”고 말했다.

양주〓이동영기자 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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